2011년 10월 17일 월요일

엄마가 사무치게 그리울 때면 존레논을...


"엄마, 배고파 밥줘~~"

대문을 박차고 들어서면서 외치면,
저만치서 빙긋이 미소를 머금고,

"어여 와라"

찬밥에 상추싸서,
양념쌈장 한 수저.



상추의 토속적인 쌉싸름한 진액...
이제는 맛 볼 수가 없네.
아무리 비싼 유기농 할애비를 찾아봐도 옛날 그 맛이 안난다.
추억의 맛이 가미되었다지만 그 맛이 있는데...
상추 종자가 달라진 모양이다.

맛을 찾아서 떠나고 싶다.
식객에서 처럼...

방과후 집에 들어서면 항상 그 자리에서 반갑게 맞아 주는 엄마...
정서적으로 최고의 안정을 가져다 준 것 같다.

아이들에게 미안하다.
그런 환경을 만들어주지 못해...

누구에게나 엄마의 존재는 특별하다.
존재만으로 의미를 갖는 엄마, 어머니...

군대에서의 온갖 기합과 구타에도 나오지 않던 눈물이
"나~실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하면 주루룩 눈을 타고 내리는...

지금은 없어진 우정의 무대에서 자기 어머니가 아닌데도 우루루 나와서 외치는 "어머니"

엄마가 안계셨거나, 아픔이 있었을 경우 더 애절한...
애인과의 사랑과는 다른, 어쩌면 종교의 사랑과 같은...
조건 없는 사랑이 느껴지기 때문에...

고리키는 어머니를 이렇게 예찬했다.
'삼가 어머니 앞에 머리를 숙여라. 어머니는 모세와 마호메트를 낳았으며 예수를 낳았다. 위대한 자식들은 모두가 어머니의 자식이며 어머니의 젖으로 성장했다. 역사가 자랑거리로 삼는 사람들, 그들을 낳은 분은 모두가 어머니인 것이다.'

그러나 모든 어머니가 위대한 자식을 낳는 건 아니다.
역사에 남는 위대한 인물이란 가뭄에 콩 나듯 출현하는 거니까.

탈무드에 나오는 말이다.
'하나님도 한꺼번에 모든 곳에 계시지는 못하기 때문에 인간에게 어머니를 주신 것이다.'

Mother, you had me, but I never had you
I wanted you, you didn't want me
So I, I just got to tell you
Goodbye, goodbye
어머니, 나를 낳아주셨지만, 나는 사랑을 받지 못했어요
나는 당신과 같이 있기를 원했지만, 당신은 나를 원하지 않았어요
그래 이제는 말할께요
떠나세요, 안녕히...
 
Father, you left me, but I never left you
I needed you, you didn't need me
So I, I just got to tell you
Goodbye, goodbye
아버지, 나를 떠나셨지만, 나는 잊은 적이 없어요
나는 당신을 필요로 했지만, 당신은 나를 필요치 않았어요.
그래 이제는 말할께요
떠나세요, 안녕히...
 
Children, don't do what I have done
I couldn't walk and I tried to run
So I, I just got to tell you
Goodbye, goodbye
얘야. 내가 살아온 것처럼 살지는 말아라.
난 앞으로 나갈 수도 없어 가출을 시도했지
그래 이제는 말할께
잘있어, 안녕히...
 
Mama don't go
Daddy come home x9
엄마. 가지마세요.
아빠. 돌아오세요.
 
"Mother"  sung by John Lennon


존 레논에게 아버지의 부재와 어머니의 죽음은 가장 큰 고통이었다.
장례식 종소리를 연상케하는 도입부에 이어지는 마더~
심장을 울린다.

후렴구의 목소리는 애절하다 못해 가슴이 찢어진다.

모성결핍, 부성부재...
영화 국가대표가 감동을 주는 이유 중 하나다.

모든 사회문제의 출발점 이기도 하고...

지금은 좋은 일 많이하는 가수 김장훈도 어린 시절 이 노랠 들으며 위기를 넘겼다고 한다.
 
가을, 문득 엄마가 그리워질 때면 존레논의 마더를 들으며 마음을 달래도 괜찮다...





* 2009년 가을에 썼던 글에 노래를 찾아서 첨부...

댓글 23개:

  1. 엄마 언제 불러도 정겨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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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음. 저도 이 노래 한 번 들어봐야 겠네요.

    부모님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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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오늘 유독 이 글이

    가슴 아프게 합니다.

    좋은글 잘보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남은 휴일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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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악 엄마밥 먹고싶어요 ㅋ

    추석에 내려가서 많이 먹고 와야겠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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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어

    가끔 엄마의 소중함을 잊어버리곤 합니다.

    잠시 반성의 시간을 가져봤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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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전화는 자주드리지만 그래도 마음 한구석엔 걱정이... 추석이 다가오니 못 찾아뵈는 저로선 더욱 송구한 마음이 들게하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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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임현철 - 2009/09/27 11:57
    누구에게나 적용되죠...^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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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FTD - 2009/09/27 12:06
    자주 생각하세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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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영웅전쟁 - 2009/09/27 13:28
    1주년이시라 더욱 아프시겠습니다.

    저 역시 1년 조금 지나서...

    가을이라 더욱 아련합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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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종이술사 - 2009/09/27 15:49
    옆에 계실 때 응석도 부리고, 잘해드리세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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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감자꿈 - 2009/09/27 19:48
    소중할수록 편안함에 잊고 지내기 쉽상이죠...^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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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Phoebe - 2009/09/27 20:34
    외국에 계시면 더욱 그렇겠습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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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블로그를 하면서 풀어놓는 이런 종류의 글들을 읽으면 블로그란것이 얼마나 좋은가 하는생각을 합니다. 존레논의 음악한번 들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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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존 레논의 노래 너무 좋아한답니다.

    마더뿐만 아니라 우먼도 좋아하고...

    문득 고향에 계신 노모생각이 나는군요.

    살아계실때 잘해드려야 하는데..

    좋은 한주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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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이 글을 읽고 나니 엄마가 너무 보고 싶어 지네요..오늘은 기필코 통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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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겔러 - 2009/09/28 01:54
    음악이 때로는 많은 이야기를 대신 해주기도 합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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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펨께 - 2009/09/28 06:14
    살다보면 마음과 같지 않을 때가 많지요. 지나서 후회하기도 하고...^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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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한송이 - 2009/09/28 09:16
    통화 자주 하세요. 나중에 자꾸 생각나네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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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국제미아로 떠도는 저 같은 사람은....자꾸 감정을 누르다보니 어느새 그리움이 뭔지도 모르겠더라구요. 그게 더 슬픈날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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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유리 - 2009/09/28 21:14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포기해야 할 경우가 있죠. 어쨋든 대단하십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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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 마더를 찾다 ..들어와.. 어설픈 컴맹이라... 노래를 듣고 눈물을 흘리고... 그러다 다시끔 미소지울수있는...그래서 고마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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