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6월 21일 화요일

자연을 벗 삼아

자연의 품안에 안겨서

.....

다른 사람에 의지하지 않고 자신의 두 발로 우뚝 선다.

높이 오르고 싶다면 자신의 두 발을 사용하라!

-니체(Max Nitze, 1844~1900)



한 걸음 한 걸음 자신의 두발로...

어려운 봉우리는 우회도 하면서...

포기하고 뒤돌아 가지만 말자...

'최악'은 그리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

어려운 시절은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

나의 최고의 시절은 항상 다음 시절이다.

어제 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오늘 보다 나은 내일'을 향해 '지금보다 더' 노력을...

지난 시절을 그리워하기에는 아직 젊고, 할일이 많다.


산은 어느 산을 가더라도 아름답고 위엄이 있다.


산은 에너지를 회복시키고 몸을 재충전시켜 준다.

마음을 활짝 열고 진정으로 바라보면

나 자신 문득 산이 된다.

바람과 하늘과 풀이 그 기쁨과 노래를 가지고

나의 빈머리에, 가슴에, 마음에 고이 고이 들어 앉는다.

2011년 6월 6일 월요일

바위 타는 재미가 쏠쏠한 관악산 문원폭포-육봉

북한산 능선들을 어느정도 타고나니, 이제는 관악산에 자주 오르게 된다.

관악산은 웅장함은 북한산에 뒤지지만 기암괴석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또한 암벽은 아니더라도, 아니 암벽 옆으로 바위 타는 것을 즐길만한 코스가 몇군데 있다.

이번 주 코스는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시작해서 문원폭포~육봉~안양 종합운동장으로 내려오는 코스였다.

릿지에 재미는 붙여가고, 암벽은 배우기 전인 요즘이 조심할 시기라는데...ㅎㅎ

4호선 정부종합청사역 7번 출구로 나가면 종합청사가 나온다.
오전 10시경에 도착


출구로 나가면 안내판이 있다.
청사 앞 공터에는 아마추어 야구인 동호인들이 장사진이다.
출입구를 약속장소로 많이들 이용하는데...파울볼을 조심해야할듯...

청사를 바라보고 좌측 담장을 끼고 돌면 기술표준원 뒷길이 나온다.


2월, 11월, 12월에는 입산통제기간이 있다.

경고문도 있는데 그리 어렵지 않은 코스다. 우회길도 있고...


기술표준원 뒤, 만남의 광장

올라갈 곳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


본격적인 산행 시작...

 각세도를 창립한 리선평도조의 성묘와 오래된 나무사랑 표지판을 지나고...




















어렵지 않은 오솔길을 조금 걸으면 목교2가 나오고...







문원폭포가 드디어...
물이 가물어 폼은 좀 떨어진다. ㅎㅎ

휴식을 취하는 산님들이 많다.
이곳에서 만남을 정하신 분들이 많은 모양이다.
어디쯤 올라오느냐는 위치확인 전화들을 많이한다.

우측 정경백 바위쪽으로 가면 중계소, 연주대, 연주암이 나온다.

우리는 좌측 계곡을 따라 육봉으로 고고씽~


산길을 올라서면 벌써 7부 능선에...




















8부 능선에 오르면 시야가 트이기 시작한다.

이스타석상 같은 외계인 바위도 보이고...


본격적인 바위길의 시작이다.


첫번째 봉을 오르고...

두번째 봉을 향해...

내리막 길도 그렇고, 바로 앞 바위는 직벽이다.
난이도가 좀 있다.
옆으로 우회길이 있다.
인수봉 같은 맨질한 직벽이 아니라 아주머니들도 겁없이 잘도 오른다.
컨디션이 좋은 편이 아니라 과감히 패스 ~

위에서 보니 해마바위다.


                                                                용감한 산님들이 많다...ㅎㅎ



















삼봉을 넘어서면 마지막 하산바위가...



 알고보면 쉬운데 중간에 몸 전환을 잘해야 한다.
바위 안쪽의 홈을 잘 찾아 손을 꽉 잡고...


드디어 국기봉 정상에...
제1국기봉, 국사봉이라고도 하고 육봉이라고도 하는데, 장군봉이 육봉인가?
봉우리 이름이야 아무려면 어떠랴!
시간은 12시...
2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정상에서 간단한 점심과 얼음막걸리...크~
산의 정기를 마시며 낮잠 한숨 때리고...

봉우리에 우뚝 선 그대는 누구신고?

낮잠 자고, 편히 쉬다보니 3시가 지난다.
장군봉을 넘어 안양유원지로 내려가려다 안양운동장으로 바로 하산...
















하산 하는 길 곳곳에 막거리 주막들이...
원조집은 어디나...ㅎㅎ
여기도 트루맛쇼?








전망대도 있고, 안양시내가 다 조망되는 곳이다.


산 입구에는 조그마한 농장들이 많다.
신선한 야채와 나물도 팔고...
시간을 보니 4시...
하산길은 짧은 편이다. 1시간 남짓 걸린다.

안양 방향에서 올라오는 관악산 등반코스...




마무리는 만원짜리 한정식으로...
웬만한 안주 놓고 하산주를 마시는 것 보다 반찬도 많고 실속이 있다...
산행 후 한잔은 짧을수록 좋은데...
잘 안된다...ㅎㅎ

식당 인근에 5625, 5626, 5713 버스종점이 있다.


조작된 맛집의 비밀, 그 불편한 진실 '트루맛쇼'

유명 의과대학을 졸업한 의사와 응급실 30년 경력의 간호사 중 누가 더 외상환자를 잘 다룰까?

갓 졸업한 한의사와 3대째 내려오는 무면허 침구사는 누가 더 침을 잘다룰까?

프랑스 유명요리학교를 우등 졸업한 요리사와 전통 종가집 며느리의 손맛은?

뭐 비교가 어울리지 않을지 몰라도 그만큼 임상과 경험은 교과서에서 배우지 못하는 많은 것을 배우게 한다.

강호에 숨어있는 무명의 무림고수들은 무수히 많다.
아직 알려지지않은 맛집도 많다.

역사와 전통이 있는 오래된 음식점이 꼭 맛집은 아닐 수도 있다.
3대째 내려온 30년 전통의 맛집은 거짓이 아니라면 맛이 있을 확률이 높다.
맛 없이 그만한 세월을 버텨오기란 쉽지 않으니까.

우리나라에서 언론에 대한 믿음은 높은 편이다.
그만큼 많은 언론인들의 노력이 있었고, 희생도 있었다.
적어도 인터넷이라는 매체가 생기기전에는...

특히 방송, 교양프로의 경우 진실로 받아들이기 쉽상이다.
맛집의 경우 한번쯤은 가보고 싶어지게 만드는 기술?이 보통이 아니다.

몇년 전 나도 호되게 당한 경험이 있다.
'대결 맛대맛'이란 프로에서 곱창을 다루었다.
몇 음식점 중 왕십리 곱창골목이 나왔다.
아침에 방송을 보고, 저녁에 왕십리로 들어서니...인근에 차를 주차할 곳이 없다.
거리 입구에서부터 인산인해를 이룬 인파들...
크리스마스 이브날 명동거리를 무색케하는...

몇집을 기웃거리니 쳐다보지도 않는다. 들어오려면 오고 싫으면 말고...
그중 한집에 들어가니...
익지도 않은 곱창을 불판도 없이 먹으란다.
비린내가 진동하는 곱창...
지금까지 먹은 최악의 음식 가운데 하나다...

그만큼 방송의 맛집에 대한 영향력은 컸다.

방송에 나오는 특이한 음식들과 놀라운 반응들이 식상해질 무렵,
이상한 제목의 영화가 등장했으니...
'트루맛쇼'


'트루맛쇼'는 자신이 실제가 아닌 조작된 세계에서 다른 사람의 구경거리로 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스튜디오를 뛰쳐나오는 트루먼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트루먼쇼'에서 제목을 따왔다.

'트루먼쇼를 계속 볼 것인가? 채널을 돌릴 것인가?' 
영화는 시청자가 맛집 프로그램의 진실을 깨닫고 눈을 뜰 것을 주문한다.

"나는 TV에 나오는 맛집이 왜 맛이 없는지 알고 있다"는 도발적인 내레이션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MBC PD 출신 김재환 감독은 맛집을 소개하는 지상파 3사 프로그램의 실상을 파헤치기 위해 지난 3년 동안 직접 식당을 개업하고, 방송출연 섭외과정을 몰래 카메라 형식으로 촬영해 시청자는 몰랐던 비밀들을 하나하나 드러냈다.


김재환(42) 감독은 영화제작을 위해 지난 2009년 7월 식당을 개업했다. 이 식당은 홍보대행사에 1000만원을 주는 조건으로 SBS ‘생방송투데이’에 소개됐다.


‘트루맛쇼’는 500만~1000만원 하는 협찬비를 고리로 식당-브로커-광고대행사-방송국 사이에서 이뤄지는 ‘검은 커넥션’을 적나라하게 폭로한다.



브로커를 통해 돈을 건네면, 프로그램 제작 일자가 정해진다.
방송사 작가가 식당의 특징이 될 만한 메뉴를 직접 개발하고, 손님에게 내놓는다. 물론 손님은 가게와 관련된 친인척, 지인들로 구성된다. 아니면 인터넷까페를 통해 섭외한다. 가짜손님들은 작가가 건네주는 대본을 연습해 인터뷰를 하고, 방송은 맛있게 꾸며진다.

TV를 보고 찾아온 진짜 손님들은 눈여겨봤던 메뉴를 찾지만 애초 없었던 그 음식이 나타날 리 없다. 맛있다는 음식은 기대 이하이고, 심지어 맛집으로 소개된 식당이 고발 프로그램에 불청결한 식당으로 소개된 적도 있다.

영화는 "TV 음식 프로그램의 장르는 리얼리티를 조롱하는 블랙코미디다. 방송은 그냥 껌이다. 적당히 씹다가 뱉으면 된다"라고 이야기 한다.
우리가 믿던 미디어의 불편한 진실은 '트루맛쇼'를 통해 확연히 드러났으며, 한동안 보는 이들의 마음을 쓰리게 할 듯하다.

“맛이라는 프레임으로 미디어가 조작하는 세상을 보여준 겁니다. ‘TV 맛집’은 대박을 내보겠다는 자영업자의 욕망, 방송관행에 무임승차해 이익을 나눠갖는 광고ㆍ홍보대행사, 시청률 올리기에만 급급한 방송국, 블로그에 사진 한 장 올려 ‘나도 이런 곳에 가봤다’고 하는 소비자들의 허영심이 만난 접점입니다. 이러한 우리 사회의 천박성에 직격탄을 날리고 싶었습니다. ‘합리적인 의심’을 하는 ‘비판적인 미디어 소비자’의 행동을 촉구하는 영화입니다.”

김감독의 말이다.

영화는 방송 이야기 이지만
사실 맛집 블로그의 피해도 만만치 않다.

이미 권력이 되어버린 맛집, 요리 블러거가 수두룩한게 현실이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야후블로거 Gundown 역시유명 맛집블로거다.
맛집을 찾을 때 많은 도움을 받은 블로그이지만 역시 음식은 개인 취향이 강하다.
참조를 잘해야지, 활용은 개인의 몫이다.
맛집을 찾아가서 성공한적도 있지만 먼곳을 찾아가서 실망한적도 있다. ㅎㅎ

간혹 나도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는데, 원재료의 향을 살려야되는 나물이 무척이나 어렵다.
산나물 정식의 경우 대부분 보리밥에 비벼 먹지만, 얼마전 지리산에서 맛본 산나물들은 그 향이 너무 좋아 하나씩 음미 하면서 먹은 적이 있다.
오대산의 산나물과 설악의 자연산 송이는 그 향취를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좋은 원재료 고유의 맛을 살려내는 것이 진정한 맛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식도락가와 일반인의 차이점은
배고파도 먼곳을 찾아 가느냐?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먹는냐? 인근 맛집을 찾아 톨게이트를 벗어나느냐?

먹는 즐거움은 인간의 가장 큰 욕망 중 하나다.
우리나라에 맛집이 넘쳐나는 이유는 그만큼 관심이 크다는 반증이다.

6월 이만 때쯤 막국수가 땡겨 수업을 제끼고 춘천으로 향했던 젊은 날의 추억...
누구에게나 하나 쯤은 있지 않을까?

유신치하에선 선거가 없었으니 말할것도 없고,
전두환정권시절인 1985년...
정치규제에 묶여있던 야당인사들이 사면과 함께 출마하게된 첫 선거가 치뤄진다.
12대 총선이다.
돌아온 사형수 이철, 박해받은 실력자 박실 등의 구호가 등장했던...
땡전뉴스가 판치던 시절이었다.
선거 유세장에는 사람들로 장사진이었다.
동원되지 않고 자발적으로 모인 선거유세장은 그 때가 거의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것 같다.
그만큼 사람들은 진실에 목마른 상황이었다.
방송과 언론이 입을 닫은 상황에서 선거유세장에서 진실을 들을 수 있었으니...

그리고 그런 열망이 민주화를 이루어낸다.

세월은 흘러...

돌아온 사형수를 무등 태워 유세장을 돌던 젊은이들은 이제 중년이 되고...
진실을 불편해하는 세대가 되었다.

온갖 사회의 부조리를 외면하는...
또는 알면서 방조하는...

사업을 하는 친구는 뇌물을 주는게 편하다는 소리를 자주 하고...
내 아이만을 잘봐달라는 촌지를 꺼리낌 없이 건네고,
기업을 감시해야하는 기관들은 퇴직 후를 걱정해서 기업과 결탁해서 용돈을 받고,
금융권을 감시하는 기관은 오히려 대출을 알선하고, 뇌물을 받고, 퇴출저지 로비를 하고...
수사기관은 단속대상으로 부터 대접 받고, 돈 받고...

우리가 알고 있는 불편한 진실들은 사회 곳곳에 많다.
그런데 얘기하는 사람이 없다.
오히려 얘기하면 왕따를 시킨다.

삼성의 비리를 폭로한 김용철 변호사는 내부비리를 폭로하면 '이렇게 된다'는 예로 활용될 지경이니...

거대한 사회의 부조리 구조가 굳건해져 가는 요즘에...
이런 불편한 진실을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한다.
정치권이든 언론이든 문화계이든...

영화 상영을 금지해달라고 MBC는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했지만 기각됐다.

"제가 방송사와의 싸움에서 살아남으면 이런 작품이 앞으로 많이 나올 겁니다. 그래서 무조건 해피엔딩이어야 해요."
김재환 감독의 결의가 유쾌한 이유다.
돈내고 출연해서 전문가 행세를 하는 의사 이야기를 다룬 2편이 기대된다.

아쉬운 점은 임시로 차린 식당을 방송 바로 다음날 접은 거다.
방송 이후의 반응도 나왔으면 좋았을텐데...
영화 상영 중간 시간 정도에는 겹치는 내용이 좀 있어 약간 지루하기도 하지만 봐줄만하다.

아! 영화 상영하는 곳이 많지 않다.
광화문 스폰지하우스(Sponge house)는 찾기 쉽지 않다.
조선일보 앞이다.
입구는 영화관이 아니라 커피집 같다.
소극장이라 가족적 분위기다. ㅎ
F열이 관람하기 가장 좋은 좌석줄이다. (개인취향을 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