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5월 2일 월요일

감히 김연아 해설을 못하는 이유는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는...
ㅎㅎ 홍길동 얘기가 아니다...

오랜 기간 공백을 딛고 김연아 선수가 컴백했다.
한층 화려하고 성숙된 플레이가 돋보이는 경기를 펼쳤다.


큰 산을 정복하고난 후의 허탈함과 기대에 대한 부담감을 이겨낸 것만해도 칭찬할 일이다.

하지만 그동안 김연아선수는 지적을 하기에는 너무 큰 인물이 되어버렸다.
그것이 빙상계가 되었든, 방송계가 되었든...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김연아 선수는 쇼트프로그램에서 한번, 프리에서 2번의 점프를 완성하지 못했다.
쇼트에선 그나마 해설에서 안타까움을 표했지만...
프리에선 두번의 아쉬운 점프상황에서 묵묵부답의 해설...

다른 언론에서 보도한 이 정도의 해설은 방송해설 당시에 이루어졌어야하지 않았을까?

"전날 쇼트프로그램 중 러츠 점프에서 평소 보기 힘들었던 실수를 한 탓에 65.91점으로 0.33점 차이의 아슬아슬한 선두를 지켰던 김연아는 이날도 점프 실수에 땅을 쳤다.
또 좋은 점프를 뛰고도 가산점이 다소 낮게 주어진 탓에 점수를 더 끌어올리지 못했다.
전날 실수했던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 10.1점)에 재도전한 김연아는 완벽한 점프로 수행점수(GOE)를 1.6점이나 받으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김연아는 그러나 이어진 트리플 살코-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 5.6점)에서 뒷 점프를 1회전으로 처리해 기본점이 4.6점으로 깎였고, 트리플 플립(기본점 5.3점)까지 1회전으로 처리해 기본점 0.5점밖에 얻지 못했다. "

감히 얘기하지 못하는 사회는 바람직하지 않다.

친이계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친박계는 박근혜 의원에게...
민주당은 손학규 대표에게...
친노그룹은 유시민 대표에게...

정치권에서는 이미 현재권력과 미래 권력에 가까운 인물들에게 감히 얘기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쓴소리를 할 그럴 배짱을 지닌 인물 조차 없다.
과거 대권주자나 대통령이 된 분들은 대부분 당시 권력에 저항하거나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던 분들이다.
유일하게 권력에 순응하고 물려 받은 노태우 대통령 정도를 빼면...
참모들 중에 민심의 흐름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거라 본다.
그런데 왜? 민심을 따르는 행보들을 못하는가?

권력기관은 삼성에게...

국세청, 검찰, 금감원, 공정거래위원회 등 기업에 엄격해야할 기관들이 대기업에 친화적으로 변한지는 오래되었다.
방송과 신문이 장악된지는 더 오래고...
광고 없이는 존재하지 못하는 미디어의 속성상 언론은 그렇다치더라도
국민들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가기관들 마저 엄정함을 잃어서는 안되는데...
퇴임 후 일자리를 걱정하고, 직위를 물러 나서의 수입을 생각해서는 감히 얘기를 못하게 되는 것이다.

공무원들 우스개 소리로 대기업 프로젝트 하나만 눈 감고 밀어주면, 퇴직 후 사장자리와 억대 연봉을 보장해 준다는데...
누가 박봉에 욕 먹어가며 고생하겠는가?
그동안 기업은 수천억의 이익을 챙기는데 그깟 몇십억 봉급 정도야...

이런 눈치와 저런 눈치가 어우러져서 싫은 소리가 나오지 못하면 건강한 사회가 되기 어렵다.

물론 쓴소리를 하기는 어렵다.

'위대한 탄생'이라는 모 방송국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도 점점 멘토라고 하는 심사위원?들의 쓴소리가 사라져 가고 있다.
참가자들의 실력이 늘어가는 것도 한 이유지만, 이른바 독설에 대한 부담감이 점점 커지고, 그것을 의식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건강하고 건전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칭찬만 난무해서는 안된다.
때로는 독설과 쓴소리, 견제와 비판이 있어야 한다.

김연아선수의 어제 방송해설을 보면서 우리 사회가 전반적으로 '감히 얘기하지 못하는' 분위가 형성되고 있는 것 같아서 넋두리를 해봤다.

'몸에 좋은 약일수록 쓰다'는 옛 어른들의 말씀을 되새겨 보아야 할 시대인 것 같다.

댓글 4개:

  1. 전 아직 이 아리랑 못봤어요. 지금 인터넷 뒤져서 찾아볼려구요. 근대 여기도 블로그 스폿이랑 똑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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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아! 구글에서 운용하는 블로그가 Blogspot입니다. 같은 회사걸 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 ㅎㅎ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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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나야 독설과 쓴소리 비판의 대가 아니냐...견제야 뭐 할 가치도 못 느끼지만 하하...뭐 어쨌던 강선중을 국화로 보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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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요즘은 중간지대가 없지, 심한 독설이냐 칭찬이냐...^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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