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0월 30일 토요일

북한산에 숨겨진 시루떡을 찾아보니

북한산에는 감춰져 있는 것들이 많다.

 

숨은벽, 악어, 돌고래, 오리, 시루떡 등등...

 

암벽과 바위가 많은 북한산의 특징이기도 하지만,

 

절경을 이루고 있는 능선 곳곳에 숨어있는 바위를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호젓하고 한가한 등산로를 찾는 산행을 몇주째 이어가고 있다.

 

때론 초행길에 절벽을 만나 식은 땀이 나기도 하지만...

 

자연을 벗삼아 마음껏 여유를 즐기는 기쁨이 더 크다.

 

어려움을 이겨낸 다음, 성공의 여유를 즐기는 기쁨이 크듯이 말이다.

 

시루떡 모양을 하고 있는 시루떡바위...

가까이 가기전에는 찾을 수 없는 바위다.

영봉 정상에서 그렇게 둘러봐도 보이지 않더니...

 

갑자기 찾아온 가을추위가 어느 정도  누그러진 오늘의 산행코스는

 

도선사입구->오크밸리->용덕사->육모정고개->작은영봉->영봉->시루떡바위->인수계곡->사기막계곡->유격장->사기막골입구

 

영봉 올라가는 동안 단체 산행객들을 만난 것을 빼면 영봉에서 부터는 등산객을 한명도 만나지 않은 호젓한 코스다.

 

예전 그린파크 등산로는 둘레길 조성공사로 막힌 것 같다.

 

오크밸리 가는 길...

 

육모정공원 지킴터를 지나 용덕사를 가다보면 털이 자란 바위가 있다.

 

자그마한 산사인 용덕사가 참 아름답다.

산신을 모신 산신각에는 호랑이를 타고 있는 단군상(?)이 있다.

토속신앙, 도교와 조화를 이루려는 불교사찰의 노력이다.

 

거대한 석불과 세상 바쁠 것 하나 없는 용덕사의 개...

 

용덕사 약수로 마른 입을 한모금 적시고...육모정고개로 출발

 

이곳 역시 단풍이 한창이다.

 

도봉산, 인수봉, 숨은벽 능선 바위가 보이고...

 

코끼리바위와 서울시내 전망이 좋은 작은 영봉에 도착...

 

영봉에 올라서니 인수봉 전망이 절경이다.

북한산에서 인수봉 조망이 제일 좋은 곳이라 한다.

그래서 인수봉을 오르다 숨진 사람들을 애도하는 비석이 많았는데,

지금은 다 철거했다고...

 

인수봉, 백운대, 만경대 삼각산 봉우리가 다 보인다.

 

영봉 바로 아래있다는 시루떡바위는 아무리 둘러봐도 보이지 않고...

시루떡을 찾아야 인수계곡으로 진입할 수 있다는데...

 

어렵게 찾은 시루떡을 밟고, 인수계곡으로 넘어 가려는데 길이 어렵다.

릿지구간을 못찾아 옆으로 도니 아찔한 낭떠러지...

 

험한 릿지는 아니지만 조심성이 요구되는 구간이다.

노약자나 어린이는 접근하지 않는 것이...ㅎㅎ

 

시루떡이 얹혀있는 봉우리...

뒷 경사면을 조심스럽게 내려와야하는 험난한 길이다.

 

시루떡봉우리를 내려오면 인수계곡은 좌측,

직진은 사기막 유격장 능선길이다.

산길에서는 순간의 선택이 중요하다.

 

인수계곡의 단풍 또한 아름답다.

 

낙엽이 덮힌 계곡물이 빨갛게 물들고 있다.

이 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여유를 즐겨본다.

 

길을 잘못들어 군부대 휴양소 쪽이 나왔다.

 

출렁다리 주변 풍경도 좋다.

 

잘 닦여진 도로를 내려오다 보니...

 

부대 연병장이다.

유격훈련이 끝나는 시간과 겹쳐 군인들이 와글와글...

지나치기 뻘쭘해서 오던 길을 되돌아 갔으나 오십보, 백보다.

연병장만 지나친 부대 앞이다.

에라 모르겠다. 안면몰수하고 지나친다.

다행히 제지하는 사람은 없다.

 

호젓하고 한가로운 산행 길로 제격인 코스다.

 

하지만 자칫 군부대 훈련에 지장을 줄 수도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 같다.

사기막에서 밤골 숨은벽쪽으로 잘 이동하면 괜찮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