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역에서 약속을 잡게되었다.
간단한 저녁식사 겸 소주 한잔 하려는데 식당이 마땅치가 않다. ㅠㅠ
사실 구로에서는 특별히 맛있는 집을 찾기가 쉽지 않다.
대림역쪽의 치킨집들, 가리봉동의 중국 요리집(주로 양꼬치, 만두) 정도고,
요즘은 구로디지털단지역 부근에 먹자골목이 발달하고 있는 중이다.
신도림이나 구로역쪽의 식당들은 고만고만한 편이다.
AK PLAZA(옛 애경백화점)
- 이름이 세련되기 보다는 더 어려워졌다.
백화점 건물 뒤쪽으로 식당가가 있다.
한파주의보가 내린 가운데 바람까지 부니 온 몸에 한기가 돋는다.
얼큰한 찌개류가 간절하다.
오뎅탕을 먹기도, 회집 매운탕을 먹기도 어정쩡한 기분...
김치찌개 집이 눈에 띄는데...
허름한 입구에 허접한 에어풍선 간판...
선뜩 들어서기가 망설여 지는데
친구가 먼저 살펴본다고 지하로 내려 가더니...
시큼한 김치 냄새가 괜찮다고 오케이사인을 보낸다.
지하에 위치한 식당 내부는 깔끔한 편이다.
된장찌개와 김치찌개는 국민찌개이기 때문에 누구나 끓일 수 있지만 그맛은 천차만별이다.
그만큼 식당에서 평범한 김치찌개를 먹게되면 돈 아까운 생각이 들게 마련이다.
음식 솜씨는 화려한 요리 보다는 평범한 것에서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맛있는 식당은 밑반찬에서 부터 실력이 나타난다.
등갈비 김치찜을 시키고 기다리는 동안 나온 밑반찬은
물미역 무침, 총각김치, 콩나물이 전부다.
별 기대를 안하고 먹어 보았더니...
음 괜찮네...
특히 총각김치에서 내공이 묻어난다.
메뉴는 간단하다.
등갈비 김치찜을 시키고,
맛을 보니 김치찌개의 맛이 깊이가 있다.
겉은 허름하지만 속은 꽉찬 숨겨진 맛집이다.
구로역에서 시작한지 2년 됐다고 한다.
기대하지 않았던 식당에서 의외의 맛을 낸다면 뭔가 보너스를 받은
느낌이다...
구로역 AK플라자 뒤쪽에 위치한 김치찜, 김치찌개집
'깡촌'(02-857-7732)
김치찌개가 땡기는 날 찾아볼 만한 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