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8일 일요일

속풀이 해장국 맛집 찾기 (1) 신림 완산정


나이가 들어 갈수록 술꾼들은 본능적으로 몸을 다스리는 방법을 찾게 된다.

젊을 때야 튼튼한 간 덕분에 아침에 일어나 사발면 국물에 해장을 해도 충분하지만...^^;

해장국은 지역마다 여러 가지 형태로 발전했는데,

각 지방마다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을 활용하면서 지역마다 색다른 특색을 낳게 된 것 같다.

전주의 콩나물, 완도 등 남도바닷가의 메생이, 섬진강의 재첩, 금강의 다슬기(올갱이), 진부의 황태, 동해의 곰치, 제주의 갈치, 양평의 선지내장 등등

해장의 원뜻은 해정(解酊-숙취정, 술병정)으로 전날 마신 술로 쓰린 창자, 숙취, 술병을 푼다는 뜻이다.

가장 많이 알려진 해장국 재료는 콩나물, 선지, 북어(황태), 뼈 정도 일거다.

굴, 복어, 바지락(조개류), 추어, 고등어, 곰치, 다슬기(올갱이), 메생이, 산비둘기, 메밀묵, 버섯, 우거지 등등이 해장재료로 쓰이는데 각각의 맛과 특징이 있는 것 같다.

보통은 2~3가지 재료가 같이 들어가기도 한다.

요즘은 베트남 쌀국수도 의외로 해장이 잘되는 것 같다.

시원하기로는 개인적으론 복국지리와 산비둘기가 첫째 가는 것 같다.

선지는 종로구청앞 청진옥, 용산역앞 역전회관 등이 유명하고, 내장이 같이 들어간 양평해장국은 맛이 강하면서 다른 맛이다.

북어국은 서울시청 뒤 북어국집이...

뼈해장국은 워낙에 체인점들이 많이 생겨서...맛이 비슷비슷해졌다.

예전에 춘천-원주간 국도에 있던 가마솥에서 직접 끊여내던 맛집을 수십년 째 못 찾고 있을 뿐이다. ㅠㅠ
아시는 분 계시면 제보 좀 부탁을...ㅎㅎ

콩나물해장국은 전주에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텐데...

삼백집과 남부시장식(왱이집)으로 두파가 나뉜다.


삼백집은 신선한 재료로 우려낸 육수와 국산콩으로 우려낸 국물, 밥을 말은 콩나물국에 갖은 양념을 더하고, 그 위에 날계란 하나를 얹어 보글보글 끊여낸다.

삼백집 콩나물국밥은 자극적이지 않은 깊고 담백한 국물 맛을 자랑한다.

왱이집은 오랫동안 끓인 육수에 밥을 토렴해서 뚝배기에 담고, 그 위에 다진 신김치와 오징어를 넣고. 또 그 위에 콩나물을 듬뿍 올려서 따뜻한 육수를 부어서 내주고 '수란' 도 함께 나온다.

큰 차이점은 뚝배기에 직접 끊이느냐, 아니냐, 계란을 후라이로 주느냐, 수란으로 주느냐 정도인 것 같다.

서울에도 많은 콩나물국밥집이 생겼는데, 하는 방식은 혼합이 되기도 하고, 맛도 천차만별이다.

오늘은 관악산 등산을 마치고, 신림동 서울대입구역에 위치한 완산정을 방문했다.

장맛비가 한차례 흩고 지나간 관악산 계곡에는 모처럼 물이 넘쳐, 시원했지만 고온다습한 날씨에 저질체력이 겹쳐 기진맥진 하산을 하고 찾은 곳이다.

방식은 삼백집 스타일에 가까운...



모주는 한약재 냄새가 강해서, 강한 맛을 싫어하는 분들에게는 비추다.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마신 모주 2잔은 나에게 죽음이었다.

밑반찬으로 나온 취나물무침은 된장양념으로 맛깔나게 무쳐 나왔고,
깍두기와 김치는 평범함 수준이다.



위치는 2호선 서울대입구역 7번출구로 나와서 모퉁이를 돌면 2층에 있다.

댓글 4개:

  1. 뚝배기에서 보글거리고 있는 국밥이...오늘 하루종일 제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을 듯... 츄르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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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해외 계신분에게 약올리는 포스팅이 된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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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완전 고문이네요. 손발 다 묶이고 코앞에 보글거리는 뚝배기를 갖다 대는 듯...ㅎ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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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잘 봤습니다. 저도 워낙 해장국류를 좋아해서...

    뼈해장국은 송파 배명고 근처에 풍년식당이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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