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월 20일 토요일

하루에 끝내는 지스타2010 게임쇼 관람과 부산 즐기기

국내 게임시장의 동향을 살펴보기 위해 부산으로 향했다.

18(목)~21(일)까지 부산 BEXCO에서 게임쇼 G-STAR 2010가 열리고 있다.

 

작년에 이어 서울이 아닌 부산에서 게임쇼가 열리고있다.

 

소규모 항공사인 에어부산이 지스타 기간 동안 25%의 할인요금을 적용해서 기차요금보다 싸길래 이용하려고 했더니 결제시스템이 엉망이다.

카드결제는 승인되면서 예약은 안된다.

안내 또한 어설퍼서 3번의 실패끝에 포기했다. ㅠㅠ

대형 항공사에 맞서려면 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오전 7:30분에 서울역에서 KTX를 타니 10시경에 부산역에 도착한다.

세상 좋아졌다. ㅎㅎ

2시간 30분이면 부산에 도착하다니...

 

새벽에 서둘러 집을 나섰더니 출출하다.

부산역앞 골목으로 들어서니 부산의 명물이라는 돼지국밥 집이있다.

아침 겸 점심을 해결하고, 게임쇼장으로...GO~

 

부산지하철도 잘 발달해 있다.

1호선 부산역에서 출발해 서면역에서 2호선으로 환승,

센텀시티역에서 내리면 된다.

시간은 오래 걸린다. 대략 50분...

 

벡스코에 도착하니...

 

야외광장에서 부터 게임이 시작이다...

 

청소년 2,000원, 어른 5,000원의 입장료를 내고 입장하면...

 

다양한 게임을 체험할 수도 있고...

조그마한 경품과 선물도 나눠준다...

새로 출시예정인 대작게임들이 많다.

 

MMORPG, FPS,SNS가 대세다.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 리니지2, 메탈블랙

NHN의 테라, 메트로컨플릭트, 아스타, KUF2

넥슨의 삼국지를품다, 마비노기영웅전, 메이플스토리

네오위즈의 록맨, 레이더즈, 퍼블버블

CJ인터넷의 마계촌

위메이드의 네드, 창천2, 고블린

한빛소프트의 삼국지천, ROD, 스쿼드플로우

엠게임의 열혈강호2, 워베인, WOD, 리듬&파라다이스 등등...

 

ICON 2010(국제콘텐츠개발자컨퍼런스)이라는 행사도 열리고...

마침 '버추어파이터'의 제작자 Yu Suzuki(SEGA 특별고문)의 강연이 있어 듣기도 하고...

추억의 레이싱게임 '아웃런'을 만든 사람이다.

약간의 무성의 강연...

아케이드게임의 퇴보와 함께 시대의 뒤편으로...

 

관람을 마치고 나오니 '사인 스피닝'이라는 퍼포먼스를 결합한 광고도 하고...

 

부산까지 내려왔는데...

그냥 오긴 섭섭하고...

해운대나 광안리를 가기는 시간이 어렵고...

부산역에서 두 정거장 지난 자갈치시장으로...

상어산적도 판다...

 

고래고기도 있고, 한접시에 2~3만원이다.

 

문어도 있고...

 

시장기를 달랠 먹거리도 풍부하다...

 

바닷가 항구가 보이는 횟집을 골라 들어갔다.

 

해물모듬, 꼼장어...

그럭저럭 먹을만한데 자갈치시장의 매력을 느끼기에는 뭔가 부족하다...ㅠㅠ

 

오히려 자갈치역 나가는 길목의 생선구이 식당들이 가격도 저렴하고 입맛을 당긴다...

 

자갈치역 입구의 길거리 분식집도 푸짐하다...

 

새벽부터 저녁까지 하루만에 많은 볼거리와 먹거리를 부산에서 해결했다.

전국 일일생활권이 신기한듯 사회시간에 배우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반나절, 하루면 웬만한 볼일은 다 볼 수 있게 되었다.

 

주말 가족들과 나들이 겸해서 다녀올만 하지만 교통비가 만만치않다...ㅎㅎ

 

 

2010년 11월 18일 목요일

오적(五賊)이후 최고의 똥침 부당거래

오랫만에 묵직하면서 시원, 통쾌, 유쾌발랄한 영화를 봤다.

 

액션에 뛰어난 감독으로만 알던 류승완 감독의 재발견이다.

 

여배우 없이 황정민, 류승범, 류해진 세사람의 연기력으로 끌고 가는 구조도 탄탄하다.

 

오적(五賊)은 김지하 시인이 1970년 <사상계>라는 잡지 5월호에 발표한 장장 300여행의 담시(譚詩)로 재벌, 국회의원, 고급공무원, 장성, 장차관을 빗대 시대의 똥침을 날린 시다.

 

이후 기관에 불려가 피똥을 싸는 것은 시인이었다...ㅠㅠ

일본에 나라를 팔아먹은 을사오적(乙巳五賊) 이완용 등과 동급으로 비교했으니 높으신 분들이 얼마나 화가 났겠는가?

시(詩)를 쓰되 좀스럽게 쓰지말고 똑 이렇게 쓰럇다.

 

내 어쩌다 붓끝이 험한 죄로 칠전에 끌려가

 

볼기를 맞은지도 하도 오래라 삭신이 근질근질

 

방정맞은 조동아리 손목댕이 오물오물 수물수물

 

뭐든 자꾸 쓰고 싶어 견딜 수가 없으니, 에라 모르겄다

 

볼기가 확확 불이 나게 맞을 때는 맞더라도

 

내 별별 이상한 도둑이야길 하나 쓰것다.

..........

 

첫째 도둑 나온다 재벌이란 놈 나온다

 

귀뜀에 정보얻고 수의계약 낙찰시켜 헐값에 땅샀다가 길뚫리면

 

한 몫잡고

 

천(千)원 공사(工事) 오원에 쓱싹, 노동자임금은 언제나 외상외상

 

둘러치는 재조는 손오공할애비요 구워삶는 재조는 뙤놈술수 빰치겄다.

 

 

또 한놈 나온다.

 

국회의원 나온다.

손자(孫子)에도 병불(兵不) 후사, 치자즉 도자(治者卽盜者)요

 

공약즉 공약(公約卽空約)이니

 

우매(遇昧)국민 그리알고 저리멀찍 비켜서랏, 냄새난다 퉤 -

 

골프 좀 쳐야겄다.

 

 

셋째놈이 나온다 고급공무원 나온다.

 

되는 것도 절대 안돼, 안될 것도 문제 없어, 책상위엔 서류뭉치,

 

책상밑엔 지폐뭉치

 

높은 놈껜 삽살개요 아랫놈껜 사냥개라, 공금은 잘라먹고 뇌물은 청(請)해먹고

 

내가 언제 그랬더냐 흰구름아 물어보자 요정(料亭)마담 위아래로

 

모두 별탈 없다더냐.

 

 

넷째놈이 나온다 장성(長猩)놈이 나온다

 

부속 차량 피복 연탄 부식에 봉급까지, 위문품까지 떼어먹고

 

배고파 탈영한놈 군기잡자 주어패서 영창에 집어놓고

 

열중쉬엇 열중열중열중쉬엇 열중

 

 

마지막놈 나온다

 

장차관이 나온다

 

예산에서 몽땅먹고 입찰에서 왕창먹고 행여나 냄새날라 질근질근 껌씹으며

 

켄트를 피워물고 외래품 철저단속 공문을 휙휙휙휙 내갈겨 쓰고나서

 

어허 거참

 

달필(達筆)이다.

 

추문듣고 뒤쫓아온 말잘하는 반벙어리 신문기자 앞에 놓고

 

일국(一國)의 재상더러 부정(不正)이 웬말인가 귀거래사(歸去來辭)

 

꿍얼꿍얼,자네 핸디 몇이더라?

.......

 

꾀수는 그길로 가막소로 들어가고

 

오적(五賊)은 뒤에 포도대장 불러다가

 

그 용기를 어여삐 녀겨 저희집 솟을대문,

 

바로 그곁에 있는 개집속에 살며 도둑을 지키라하매,

 

포도대장 이말듣고 얼시구 좋아라

 

지화자좋네 온갖 병기(兵器)를 다가져다 삼엄하게 늘어놓고 개집속에서 내내 잘살다가

 

어느 맑게 개인날 아침, 커다랗게 기지개를 켜다 갑자기

 

벼락을 맞아 급살하니

 

이때 또한 오적(五賊)도 육공(六孔)으로 피를 토하며

 

꺼꾸러졌다는 이야기. 허허허

 

이런 행적이 백대에 민멸치 아니하고 인구(人口)에 회자하여

 

날같은 거지시인의 싯귀에까지 올라 길이 길이 전해오겄다.  

 

 

원문이 워낙 길어 내용을 생략 짜찝기 한 것을 용서하시라...ㅠㅠ

 

 

지금의 시대상황하고는 조금 달라졌지만...

 

권력집단에 대한 통쾌한 똥침을 날린 저항시다.

 

 

비판과 도전이 거부 당하는 시대...

 

이제는 포도대장이 오적을 넘어서 오히려 권력의 으뜸이 되버린 시대...

 

 

민주화 이후 오히려 인권이 유린 당하는 시대...

 

모 광고 CF마냥 '참 좋은데...말하기도 그렇고...'

 

'참 나쁜데...이건 아닌데...말하기도 그렇고...'

 

 

이러한 시기에 2010년대의 새로운 오적시가 나타났다.

 

'부당거래'

 

영화내용을 쓰면 스포일러일 수 있으므로 내용은 생략...^_^

 

 

너무나 현실적인 묘사로 풍자라 하기에 오히려 머쓱한 영화다.

 

지역유지, 재벌, 권력과 언론의 밀착...

 

지금도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재진행형 비리들이다...

 

 

모두 눈 감고 큰소리 치지 못하는 시대에

 

시원한 똥침을 날린 것 같아 즐거운 영화였다.

 

 

오버하지 않고 자연스러우면서 능청맞기도 하고, 비굴하기도 한

 

철기 형사반장역의 황정민의 연기력에 감탄한다.

 

 

시간을 내서 찾아볼만한 영화다.

 

 

2010년 11월 15일 월요일

산에서의 깨달음, 모험이냐-우회냐

매주 산행을 시작하면서

 

자연을 벗삼아 신선한 호흡을 하는게 행복하다.

 

또한 산을 오르락 내리락하면서 배우는 것이 참 많다.

 

인생살이의 많은 가르침이 그곳에 있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고,

 

깊은곳이 있으면 얕은곳이 있고,

 

험한 곳이 있으면 우회해서 편한 길이 있고,

 

태어나서, 자라고, 사랑하고, 영광도 누리고, 자식도 낳고, 행복을 누리다가 세상을 떠나는...

삶과 연관된 이름이 붙은 바위, 봉우리, 오솔길이 존재하고 있다.

 

북한산(삼각산)의 인생사에 연관된 재미있는 스토리는 다음에...

 

북한산에 있는 코끼리 바위다.

 

작은 오솔길 편한길을 따라가면 그냥 볼 수 있는 바위다.

그러나 바위 반대 방향 경사면은 험하다.

 

길을 몰라 반대방향으로 올랐을 경우 선택을 해야한다.

급경사를 오를 것이냐? 조금 우회해서 돌아 갈 것이냐?

조금 우회할지, 많이 우회할지는 모르는 상황...

 

바위를 타기로 했는데 만만치 않다.

여차하면 낭떠러지다.

중간에서 내려갈 수도 올라갈수도 없는 난감한 상황...

 

순간의 선택이,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인생과 오버랩되면서...

 

빠른 길을 가기위해 무리한, 위험한 선택을 한적은 없는지?

반대로 모험을 하지 못하고, 편한 길을 찾기만 하지는 않았는지?

 

545봉이라 불리는 영장봉...

우회해서 가면 너무도 온화하고 아름다운 봉우리다.

하지만 뒷쪽은 험한 낭떠러지다.

밧줄을 의지해 오르기에는 어렵지 않은 길이나,

실수를 할 경우는 각오를 해야한다.

 

경사가 심한 직벽 바위로 이루어진 숨은벽 대슬랩과 인수봉 뒷면...

모험을 즐기는 사람은 밧줄(자일), 헬멧 등을 갖추고 절벽을 오른다.

물론 사고의 위험은 감수하고...

 

재미있는 사실은 산 사고의 대부분은 방심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준비를 갖추고 험한 곳을 오르는 사람보다

평범한 곳에서 음주를 하거나 체력을 감안하지 않고 무리를 했을 경우 사고발생 빈도가 더 높다.

 

토요일 영봉에서 구조헬기가 구조작업을 벌였다.

인수봉은 위험해도 영봉은 사고가 날 일이 별로 없는 쉬운 봉우리다.

음주 후 방심해서 실족했다고 한다.

 

이 또한 산의 가르침이다.

 

인수봉이나 숨은벽의 경치를 즐기며 우회해서 갈 것인지,

봉우리를 타고 넘을지는 본인이 결정해야한다.

 

남들이 정상이라 얘기하는 곳...

쳐다보며 안전하게 갈 것인가...

모험해서 넘어 볼 것인가...

 

공통점은 어디든지 내려와야 한다는 것이다.

빠르게든, 천천히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