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6월 7일 목요일

김한길이 민주당대표가 되어야 하는 이유 5가지

병을 치료하려면 진단이 정확해야한다.

진단이 내려져도 처방이나 수술의 실력은 의사마다 다르고, 효과도 달라질 수 있다.

정당의 당 대표는 수술대에 올라선 집도의와 같다.

메스를 어떻게, 얼만큼 대느냐를 결정하고, 집행하는 험난한 자리다.

지금 치뤄지고 있는 민주당의 당대표 자리는 평시체제의 대표가 아니다.

몇개월내에 대선후보를 뽑고, 대선을 치뤄내야하는 전시체제의 사령관이다.

전투에서 승리하고, 전략을 잘 짜서 전쟁을 승리로 이끌 사람을 뽑아야 한다는 말이다.

현재 상황에서는 김한길과 이해찬의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두 사람에 대한 장단점과 호불호는 뒤로 하고 대선승리를 이끌 장수로서 누가 적합한지 얘기해 본다.


첫째, 선거프레임 형성 능력이다.
이번 당 대표 경선 시작하자마자 김한길은 이해찬-박지원 담합설을 치고 나왔다.
일부에서는 담합이 아니라 단합이라고 궤변을 늘어 놓지만, 지난 총선을 치루면서 계파간 폐해의 심각성은 공천과정에서 충분히 드러났다.
친노와 호남의 결합, (물론 두사람이 양 진영을 대표한다고 볼 수 없지만), 신 주류의 형성 논의 자체가 공정한 대선후보 관리가 어려워진다는 말과 같다.
이 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우려를 보내는 것이다.
이 부분을 초기에 공략한 김한길은 초반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이슈선점의 효과를 보는 것이다.
선거전략에 관한 한 동물적인 감각이다.
그러나 이해찬은 정책선거를 들고 나왔다.
몇번의 토론과정에서 보여지듯이 모든 후보들의 정책은 대동소이하다.
민주당에서 발표한 최근 정책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당연한 결과다.
당 대표가 얼마나 신선하고 대단한 정책을 따로 발표할 수 있는가?
대선후보들의 참신한 공약들을 눈앞에 두고...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한가로운 이야기다.

둘째, 계파에 자유롭다는 점이다.
대선은 많은 사람들과 집단, 조직을 모이게 해야한다.
DJ는 JP로 상징되는 보수세력과 손을 잡고 이길 수 있었다.
노무현은 바닥에 떨어진 지지도를 정몽준과 손 잡고 끌어올릴 수 있었다.
이번 대선은 야권연대와 안철수까지를 포함한 모든 세력을 끌어들여야 겨우 이길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특정세력을 대표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세력이 모이는데 방해가 될 가능성이 많다.
'친노는 없다'라는 공허한 답변을 믿을 사람은 별로 없다.
대선후보를 지지하는 세력은 분명 존재한다.
문재인,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 정동영 등등...
지난 총선에서 이들 세력들은 자기 사람을 심으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그 피해는 공천실패로 나타난 것이다.
정당에서 자기세력화는 일부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신주류를 형성했던 이른바 부산을 중심으로한 친노그룹은 책임에서 벗어나기 힘든 측면이 있다.
문재인을 지지하는 세력이 호남과 손잡고, 이해찬 대표 만들기에 적극 나선다면 다른 대선후보들은 앞으로 공정성에 많은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앞으로 후보경선과정에서 끊임없이 마찰을 불러일으킬 요소이다.
운동경기에서 심판이 상대팀과 가깝다는 생각이 들면 어필이 잦을 수 밖에 없다.

셋째, 문제해결 능력이다.
사학법 개정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데, 그 당시를 잠시 짚어보자.
선거의 여왕 박근혜가 유신공주로서 한게 없다고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 하지만, 나는 2가지는 확실하게 했다고 본다.

차떼기당으로 부도나서 망하기 일보직전의 한나라당(지금 새누리당)을 천막당사에서 구해낸 것은 그녀의 큰 업적이다.

하나는 사학법을 기득권 구미에 맞게 지켜낸 것이다.
사학법에 대한 이해관계는 일반 국민들이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광범위하다.
아마 지금 기득권 보수세력들의 힘의 원천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외부인사인 공익이사 한명을 이사회에 못들어오게 하는 투쟁을 1년 넘게 국회를 공전시키면서 이끌었다.
아무도 국회문제를 풀지 못해 끙끙거리고 있을 당시 새로 원내대표가 된 김한길은 한나라당 원내대표인 이재오와 이른바 산상회담을 통해 문제를 풀어냈다.
협상문이라는 것은 종이쪽지에 불과하다.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든지 약속해도 좋다. 이쪽의 물건을 내주지 않고, 명분을 주면서 문제를 풀어낸 것은 칭찬받을 만한 일이다.
원내대표 재임중에 사학법 재개정을 한 바가 없는데, 사실확인 없이 문제제기를 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내각제 개헌과 같은 중차대한 일도 휴지조각이 되기 쉽상인 사회에서...

넷째, 던질 때를 안다는 점이다.
승부사에는 두가지 종류가 있다.
자기 패가 안좋아도 끝까지 밀고나가 끝장을 보는 스타일과 때에 따라 좋은 패도 과감히 던질줄 아는 스타일이다.
김한길은 후자쪽이라 할 수 있다.
첫번째는 일관성은 있어보이나 모아니면 도거나 실패할 확률이 많다.
민주진영이 승리한 두번의 대선승리 과정에서 김한길은 선거를 진두지휘한 경험이 있다.
거기까지는 이해찬도 마찬가지다.
김대중정권에서 두 사람은 똑같이 중요한 자리를 맡아 국정경험을 쌓는다.
노무현정권에서 두사람의 길은 달라진다.
한사람은 정권에 부담을 주지않는다는 명분으로 임명직에 가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한사람은 만인지상일인지하 재상의 자리에 앉는다. 친노의 좌장이 되는 과정이다.
이 차이점이 노무현정권말기 '모든 것이 노무현 탓'이라며 국정이 어려워질 때 정권 재창출의 방법론을 놓고 다른 길을 걷게 된 것이다.
열린우리당의 틀을 깨고, 모든 민주진영의 세력이 합해져야 한다며 선도탈당의 길을 걸은 김한길은 지금 노무현을 배신한 변절자로 매도되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을 반대하는 민주세력만 투표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웠던 당시 친노그룹은 노무현 탄핵을 주도했던 구민주당과의 통합에 미온적인 상황이었다.
더불어 한나라당을 탈당한 손학규의 입당은 더욱 반대하면서...
결국 대선패배 이후 이어진 총선에서 또 다시 참패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당에서는 책임지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 때 김한길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울 어느 지역 보다도 유리한 구로을 지역을 포기하고, 당시 비례대표였던 박영선의원에게 양보한 것이다.
그의 불출마가 도미노로 이어지면서, 대선패배에 대한 반성이 있었으면 좋았으나 찻잔의 태풍에 그치면서, 그 당시 상황이 지금 정계은퇴 선언 번복으로 비화된 점은 잘못된 점이라 할 수 있다.

다섯째, 대중성이 있다는 점이다.
문화마인드에 대한 기대로 이외수씨가 응원하고 있다.
본인의 경력만으로도 문화정책과 대중에 대한 인지도는 민주당내에서 베스트멤버다.
정치인으로서 대중의 사랑을 받는 사람은 많지않다.
길을 가다 아는 정치인을 물어보면 한명도 알지 못하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정치 무관심층, 중도층의 표를 이끌어 오기 위해서는 대중적인 정치인이 쉬운 말로 설득해야한다.
정치언어가 아닌 국민의 말로...
페이스북에 천여개의 댓글이 달리게 하는 정치인은 그동안 없었다.
국민의 관심과 이슈를 만들어내는 측면에선 김한길을 당할 사람이 별로 없다.

김한길, 이해찬 두 사람다 야권의 훌륭한 자산이다.
과거 지나온 길에 일부 잘못이 있을 수도 있고, 사실이 아닌 것이 부풀려졌을 수도 있다.
하지만 대선을 앞둔 지금 당대표로서 두 사람 만한 사람도 없다.
어차피 지도부는 같이 운영하게 되어있다.
지금 민주당 지도부는 당대표 혼자 결정하고 책임지는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에...

그러나 한명의 당대표를 뽑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둘중에 누가 더 대선을 앞둔 민주당의 당대표로 적합한지 선택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아는 대로 주절거려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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