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16일 수요일

새벽 올림픽대로에서 목숨을 건 이유는?

11일, 금요일 새벽2시...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을씨년(?)스러운 날이었다.

 

동창들과 송년회를 1차, 2차, 3차 무사히(?) 마치고, 같은 방향 친구들 3명이 택시를 잡아탔다.

 

올림픽도로 강남에서 여의도방향 한강철교를 지난 지점...

한강변 4차선에 승용차가 서있었다.

 

어~어~ 아저씨 정지~~

우씨~  X됐다~~ 하는 순간  쿵~~

 

 

뒷좌석에 앉아있던 나는 앞좌석에 무릎을 부딪히고...

옆자리의 친구는 앞자리의 친구가 노래방에서 부르던 조용필의 노래가 좋다며 핸드폰으로 노래를 찾다가   쿵~~

다행히 앞자리의 친구는 안전벨트를 매고있어 충격이 덜한 모양이었다.

 

놀라서 나가보니 이미 앞차와 그 앞차가 사고가 나서 시비를 가리고 있던 모양이다.

 

뒤를 돌아보니 새벽시간의 올림픽도로에서는 차들이 전속력으로 씽씽 달리고 있었다.

 

갓길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닌데, 한개 차선에 차를 세워놓고 사고처리를 하는 무모함이라니...ㅠㅠ

 

앞차에는 젊은 남녀가 타고있었다.

남매인지 연인인지 비슷하게 생긴 두사람...

영양상태가 양호한 친구들이었다.

 

비는 오는 가운데 도로 한가운데서 위험한 상황이 계속되었다.

택시기사와 젊은 남자친구는 차를 뺄 생각을 안한다.

보아하니 택시기사는 보험처리를 하면 회사에서 곤란한 상황인 것 같았다.

그래서 돈으로 해결을 하려고하는 것 같았고, 그런 태도에 앞차

젊은친구들은 더욱 기고만장하게 소리를 치는 상황이 벌어졌다.

 

요즘 같이 보험이 잘 발달한 시대에 새벽에 올림픽도로에서 한개 차선을 막아놓고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이라니...

 

택시좌석에 앉아있을 수도 없고, 밖에 나와있자니 비는 내리고,

차들은 씽씽 달리고...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굳이 차를 세워놓고 시비를 가릴 상황도 아니고...

 

앞차 젊은 친구한테 일단 사진찍고, 연락처 주고 받고, 차를 근처 안전한 곳으로 빼라고 했다.

 

보험회사에서 오기전까지는 조금도 움직일 수 없단다...

ㅠㅠ

교통사고 사고처리과정과 절차에 대해 설명해도 막무가내다.

점점 목소리가 커져갔다.

옆에 있던 여자친구까지 나서 쌍으로 달려든다.

남의 말을 들을 생각을 안한다.

 

나도 피해자인데....우씨~~

이러다간  모두 더 큰 사고를 당한다고 해도~~

이런 막무가내 난처한 상황은 처음이다.

 

다행히 경찰차가 와서 사고처리에 나섰다.

맨 앞차 운전자가 음주를 한 모양이다.

뭔 이유인지 가다가 정차를 했고, 우리 앞차가 그차를 박고,

우리 택시가 앞차를 박은 상황인 것 같다.

 

택시기사 연락처와 택시회사 이름, 번호판을 사진찍고

경찰차에 올라탔다.

경찰은 맨앞차 운전자를 연행해가는 길이었다.

연행하는 길에 택시가 다니는 길에 내려 달라고 했다.

 

앞차 운전자는 술을 먹긴 먹은 모양이다.

경찰차 뒷자리에서 우리를 보더니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하고 정중하게 악수를 청한다.

나 참~~이런 상황에서 웃을 수도 없고

 

여의도 성모병원 앞길에 내린 우리 일행은 다른 택시를 잡아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다음날 일어나니 온 몸이 뻑쩍지근~~

무릎은 까져있고~~

 

병원으로 갈까 순간 고민~~

입원하고 치료를 받자니 X-Ray나 CT, MRI 등으로 특별한 증상이 나올 정도의 상황은 아닌 것 같고~~

 

택시기사의 앞길도 걱정되고, 국가의 보험재정도 걱정되고...ㅎㅎ

 

이 사고를 포스팅 하는 이유는 혹 이글을 읽게되는 젊은 분들을 위해서다.

 

교통사고 발생시 2차사고를 항상 염두에 두어야한다는 사실이다.

앞의 두차가 일찍 차를 한쪽으로만 뺐어도 2차 추돌은 막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더구나 새벽의 교통전용도로는 고속도로나 마찬가지 상황이다.

일단 안전지대로 대피하고, 사고처리를 해야한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는 것도 배워야한다.

어떻게 보면 같은 피해자인데 내가 택시기사의 편을 들겠는가?

 

ㅎㅎ

나도 반성 중이다.

연말 늦게까지 이어지는 술자리는 피하고 볼일이다...

 

 

댓글 10개:

  1. 더 큰 사고 안난게 다행이네요.. 큰일날뻔 하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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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큰일날뻔 하셨네요.

    이런일 이곳에서도 더러는 일어난답니다.

    잘 알아둬야할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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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에휴...큰일날뻔 하셨네요...

    저도 그런 경우 가끔 봤는데 현장 유지를 한다고 차선을 가로 막고 있는 행동은 좋지 않지요.

    사진을 찍어두고 처리해야지 다른 차 통행에 지장 뿐만이 아니라 한밤중에는 자동차 속도가 빠르니 다른 사고가 날 위험이 큰데 말입니다..

    그나저나 몸은 이제 괜찮으세요? 아무래도 근육이 놀랐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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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Zorro - 2009/12/16 18:46
    염려 감사드립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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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펨께 - 2009/12/16 19:49
    네덜란드에도 교통전용도로가 많은가요?

    염려 감사드립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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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초록누리 - 2009/12/16 22:55
    염려 감사드립니다.

    아직까지는 괜찮은 것 같습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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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재산은 조금, 명예는 많이, 건강은 모두 잃는 것과 같다>는 이야기는 경험한 이후에야 받아 들일 일은 아닌것 같구려.년말에 건강 조심하시게나....주변 식구들에게 심려끼치지 않는것도 멋진 삶이라 할 수 있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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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정충일 - 2009/12/20 23:12
    염려 감사드립니다.

    선생님도 연말 건강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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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사고..생각만해도 무서워요...

    저도 한강대교에서 사고난적 있었는데...

    정말 생각하기도 싫은 기억이네요..

    많이 안다치셔서 너무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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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안녕!프란체스카 - 2009/12/28 14:39
    자동차 사고는 언제, 어떻게 날지 모릅니다.

    각자 안전운전에 신경써야겠지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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