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6일 일요일

전혀 비밀스럽지 않은 영화 시크릿(secret)

12월 5일 토요일

오전에 눈보라가 거세게 불어, 하던 운동을 중단해야했다.

부랴부랴 서울로 돌아온 오후...역시 바람이 심하게 불어 걷기도 힘들었다.

 

이럴 때 찾게 되는 곳은 역시 영화관이다.

뉴문, 닌자어쎄신, 시크릿이 눈에 들어왔다.

국산영화의 활성화를 위해 가능하면 국내영화를 먼저 선택했다.

 

솔직히 첫 번째 선택 이유는 감독이 맘에 들어서이다.

‘세븐데이즈(2007)’를 너무도 재미있게 보았기 때문에 윤재구 감독의 역량을 믿고, 영화를 선택했다.

 

 

영화평을 보는 분들은 이 영화가 재미있는지, 재미없는지를 우선 궁금해 할 것 같다.

모든 영화를 다 보는 스타일이 아니면 영화선택을 위해서 인터넷 글을 찾으실테니까...

 

그런 면에서 보자면 내 개인적 생각으론 이 영화를 추천하고 싶지 않다.

전혀 비밀스럽지 않은 스릴러...

 

범인을 알고 보는 ‘유주얼서스펙트’랄까?

‘범죄의 재구성’, ‘세븐데이즈’, ‘추격자’를 어설프게 섞어놓은듯한 느낌은 뭘까?

 

출연배우들의 연기 역시 겉도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김형사역의 차승원은 차라리 ‘홀리데이’의 최민수 같은 악질이 나을 뻔 했다.

자기를 죽이라고 사주한 마누라를 사랑으로 감싸는 남편이 과연 몇이나 될까?

현실성이 떨어지면 감정이입이 잘 안되는 법이다.

 

 

김형사의 와이프 지연역의 송윤아는 존재감이 전혀 없다.

극적 긴장감도 없을뿐더러 추격씬에서마저 여유가 있다.

슬픔과 분노, 복수의 감정을 전혀 표현해내지 못했다.

 

또 다른 주요 축인 재칼역의 류승룡 역시 카리스마를 보여주지 못한다.

조폭두목이 세계에서 가장 비싼 커피인 ‘코피 루왁(Kopi Luwak)'을 씹고 다니는 것도 어색하다.

인도네시아에서 사향고양이의 배설물로 만든다는 루왁커피 보다는 해바라기씨나 껌을 씹는 것이 더 어울렸을 것 같다.

특히 중요한 때 마다 사향고양이 소리를 내는 것은 더욱 더 웃겨보인다.

‘타짜’에서 소름돋을 정도의 연기력과 카리스마를 보여줬던 ‘아귀’역의 김윤석이 그리울 뿐이다.

 

주요 등장인물 중 하나인 석준역의 김인권 역시 어쩡쩡하게 처리된다.

해운대에서의 감초 역할을 이번에는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 것 같다.

 

동료형사로서 주요 이야기 축을 맡을 뻔한 최형사역의 박원상은 영화가 끝날 때까지 주요 이야기 축을 맡지 못한다.

왜 이야기 초반에 중요하게 등장했는지 조차 모르겠다.

 

역시 마약쟁이 경호역의 오정세 역시 연기의 카리스마를 느끼기 어려웠다.

정체성이 모호한 것 같다.

나약한 약쟁이도 아니면서 머리가 비상한 범인도 아닌...

 

영화평을 쓰다보니 너무 비판적으로 흐른 것 같다.

하지만 전문 영화평이 아닌 내 개인의 느낌이니 어쩔 수 없다...

 

영화 줄거리가 궁금한신 분이 있을지 몰라 간단하게 소개한다.

 

형사의 아내, 그녀가 남긴 살인의 흔적

모든 증거가 그녀를 지목한다!

악명 높은 조직의 2인자가 칼에 수 차례 찔린 채 잔인하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현장에 출동한 성열(차승원)은 범인이 남긴 듯한 유리잔의 립스틱 자국과 떨어진 단추, 귀걸이 한쪽을 찾아내고 충격에 빠진다. 범인의 흔적들이 오늘 아침 외출 준비를 하던 아내(송윤아)의 입술 색깔, 아내의 옷에 달려있던 단추, 아내의 귀걸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라이벌이자 파트너인 최형사의 눈을 피해 본능적으로 증거물을 모두 없애는 성열. 그는 사건 당일 찾아온 여자를 봤다고 증언하는 결정적 목격자마저 협박해 빼돌린다.

 

죽은 피해자의 신원이 확인된 강력반에는 긴장감이 감돈다. 피해자의 친형이 바로 칠성회의악랄한 보스 재칼(류승룡)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재칼은 경찰을 비웃으며 직접 범인 사냥에 나설 것을 선언하고, 수사를 할수록 높아지는 아내의 살인 가능성으로 인해 혼란에 빠진 성열은 재칼의 가담으로 인해 점점 궁지에 몰리게 된다. 하지만 아내는 사건 당일 알리바이에 대해 끝내 입을 열지 않고, 급기야 성열은 또 한 명의 용의자인 전과 3범의 석준(김인권)을 범인으로 몰아 체포하기에 이른다.

 

아내의 살인 흔적을 은폐하기 위한 성열의 다급한 움직임은 그의 약점을 잡기 위해 혈안인 최형사의 시선을 끈다. 석준이 범인이 아님을 아는 재칼 역시 성열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압박 속에서 아내를 해외로 도피시키기 위해 백방으로 뛰던 성열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결정적 증거물을 가지고 있으니 거래를 하자고 제안하는 의문의 목소리. 전화 속 목소리는 경찰과 재칼에게 범인의 얼굴이 지워진 사건 당일의 CCTV 테이프를 동시에 보내고, 자신의 말대로 하지 않으면 CCTV 속 얼굴을 공개하겠다며 성열을 협박 하는데…

 

 

댓글 21개:

  1. 이 영화는 평이 다들 별로라고 하네요.

    잔인하다고는 해도 비의 닌자 영화가 나은가봐요.

    답글삭제
  2. ㅋㅋ... 전 재밋게 봤어요.

    백야행에는 얼마나 실망했던지~~

    답글삭제
  3. @Phoebe - 2009/12/06 12:27
    비의 '닌자어쎄신'은 아직 보지 못해서 비교하기가 어렵네요...^_^

    답글삭제
  4. @news119 - 2009/12/06 16:50
    재미있게 보셨다니 다행입니다.

    각자 재미있게 관람하는 영화가 좋은 영화입니다...^_^

    답글삭제
  5. 오..잼미있겠는데요?..

    전 이런 류의 영화를 좋아해서..ㅎㅎㅎ

    답글삭제
  6. trackback from: '시크릿' 누수가 심한 스릴러영화
    세븐 데이즈>(2007년) 시나리오 작가로 유명한 윤재규 감독이 새로운 스릴러영화 <시크릿>으로 돌아왔다. 이 작품은 차승원, 송윤아, 류승룡 등이 주연을 맡았으며 그 스스로 시나리오와 연출을 도맡은 작품이다. 일반적으로 스릴러영화란 관객들에게 숨을 죄는 긴장감을 조성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렇게 해야만 스릴러영화가 관객들에게 전해줄 수 있는 흥분감이

    답글삭제
  7. 영화 재밌나요?

    요즘 극장을 잘안가서요..

    그나마 어제 에반게리온 보고 왔는데..

    저는 아바타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답글삭제
  8. @killerich - 2009/12/06 18:00
    재미있게 보시기 바랍니다...^_^

    답글삭제
  9. @나를알다 - 2009/12/06 20:15
    편하게 보실 수는 있습니다...^_^

    답글삭제
  10. 전 초반부터 그냥 나중에 어떻게 될지 영화스토리가 그냥 쫙 나오더라구요.그때부터 흥미를 잃기 시작했습니다.제가 너무 앞서나간건지 영화가 너무 예전 영화와 비슷해서 그런건지..

    답글삭제
  11. @개고기 - 2009/12/07 07:44
    지난 영광에 너무 집착하면 매너리즘에 빠지게되죠.

    항상 새로운 변화를 시도해야되는데...^_^

    답글삭제
  12. 저는... 자기를 죽이라고 사주한 아내를 사랑하는(또는 미안하고 죄스러운 맘을 가진...) 성열의 맘이 상당부분 이해가 되던데요. ^^



    자기가 지은 죄가 있으니까요. ㅎㅎ



    스토리를 너무 많이 꼬고 등장인물 마다 저마다 단서를 주려고 해서 좀 정신없었지만 재밌더라구요. 좋은 글 잘 봤습니다. ^^

    답글삭제
  13. @Ryan - 2009/12/07 11:10
    마음이 넓으시네요.

    재미있게 보셨다니 다행입니다...^_^

    답글삭제
  14. 제가 알기로 세븐데이즈는 원신연감독(구타유발자들을 만든)이 만들걸로 압니다..아마 중간에 감독과 배우가 교체도 되었었고,제목도 세븐데이즈가 아닌 목요일의 아이였던가..아무튼^^ 배우도 김선아씨였습니다. 윤재구감독은 감독교체로인해 원작각본만을 했을분입니다.

    답글삭제
  15. @지나가다가^^ - 2009/12/07 17:03
    아~또 그런 사연이 있었군요.

    극장 앞 안내 팸플릿에는 그런 정보가 없어서리...^_^

    답글삭제
  16. 얼레벌레 선전만 보고 영화관 무턱대고 어제 보러갔드만...진짜 대박 손발오그라들게 만드는 영화임..마지막씬은 무슨 3류 건달영화도 아니고..

    킬링타임용도 못되는 ...에혀

    영화비? 그냥 적선했다 침

    답글삭제
  17. trackback from: &lt;시크릿&gt; &lt;백야행&gt; - 엄한 장식성에 잠식된 스릴러
    살인 사건, 감춰진 진실, 말 없는 용의자, 그리고 뛰는 형사. 범죄 스릴러를 표방한 두 영화 <백야행>과 <시크릿>은 비슷한 장르인데다 비슷한 시기에 개봉관에 걸린다는 것 외에 또 하나의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지나친 장식성이 본질을 흐리고 있다는 것. 빼어난 원작과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출발했지만 장르의 관습에 갇히고 스타일만 좇은 나머지 공허함만을 안기고 말았다. 웰메이드가 될 수 있었으나 아쉬움만을 남긴 두 편의 영화를 통해 한국 범죄 스릴러의..

    답글삭제
  18. @짜증지대로 - 2009/12/07 20:33
    너무 스트레스 받지마세요...^_^

    답글삭제
  19. 주연배우 차승원보다 유승룡,김인권 때문에 극장엘 가볼려고 했는데 보신 느낌이 그러시군요..

    답글삭제
  20. @fotomovie - 2009/12/08 11:34
    선입견을 드리면 안되는데...ㅠㅠ ^_^

    답글삭제
  21. 재칼이 영화 중간중간 씹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커피

    '루왁'을 씹는다는것은 그만큼 재칼이 조폭으로서

    큰 조직으로 성공하고 돈을 많이 번다는 뜻이 아닐까요??



    그러고 재칼이 사향고양이 소리를 낸다고 하셨는데

    재칼이 내는 소리는 고양이 소리리가 아닌

    재칼이라는 동물의 소리를 낸것으로 보입니다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