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7일 수요일

국정감사가 뭐예요?

국정감사가 시작되었다.

 

국회에서 정부부처, 산하기관들을 상대로 감사를 하는 것을 국정감사라 한다.

 

예산, 정책, 업무 등 모든 분야에 대해 광범위하게 조사할 수 있다.

그러나 인력과 시간상 일반인들이 흔히 생각하는 감사의 기능을 수행하기는 어렵다.

 

조사로 따진다면 감사원이나 총리실, 국세청의 기능 보다 전문성이나 인력, 시간면에서 열세다.

 

국정감사 무용론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같은 공무원이 아닌 선출직 국회의원들이 국정을 감시하는 기능만 하더라도 큰 영향을 미친다.

 

부처 공무원의 입장에서 보면 귀찮기도 하겠지만 자료를 준비하면서 다시 한번 사업 타당성을 따져보고, 실수를 줄이려는 노력만으로도 대단한 효과를 본다고 할 수 있다.

 

조사, 감사 기능의 조직들은 기능적 측면의 감사를 한다.

예산을 전용한 것은 없는지, 착복한 것은 없는지, 업무태만은 없었는지, 잘못된 계획을 세우지는 않았는지...

 

국정감사는 국민의 세금과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사람들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제대로 돈을 쓰며 일하는지 따지는 것이다.

 

소소한 조사와 비리는 관련기관의 전문성에 맡기는 것이 낫다.

 

공무원 비리나 접대비사용 내역을 갖고 왈가왈부하기 보다는 부처와 산하기관을 넘나드는 정책방향이나 예산의 문제를 지적하는 것이 목적에 맞다.

 

일례를 들면 지금의 4대강 예산 22조 2천억원이면 복지, 교육, 문화 분야를 보다 풍요롭게 할 수 있는 사업이 많다.

 

떳떳하지 못하게 국토해양부의 예산으로 편성하지 못하고 15조 3천억원 중 8조원을 수자원공사  등 산하기관 공기업의 예산에 숨겨두고 진행하는 꼼수를 부리는 실태 등을 파헤치는 것도 국정감사의 주요 기능이라 할 수 있다.

 

정부가 앞장서 분식회계를 저지르는 실태가 가관이지 않은가?

 

국회의 국정감사가 무서운 이유는 국회가 법과 예산을 쥐고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사업을 벌이려면 돈이 있어야하고, 이를 심사, 의결하는 곳이 국회이기 때문이다.

 

흔히 다툼이 생길 때면 '법적근거'를 대라는 말을 하는데, 이런 법적근거, 즉 법을 만드는 곳 역시 국회이다.

 

국회에서 이루어지는 법치국가의 근간인 법 제정 권한을 사람들은 잘 모르고 지낸다.

나와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달려있는 것이 한두개가 아닌데 말이다.

 

이 부분은 다음 포스팅에서 자세히 다뤄보겠다.

 

올해의 국정감사는 눈에 띄는 이슈가 아직 등장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여,야의 중요 이슈에 대한 공방만이 지루하게 반복되는 양상이다.

그만큼 발로 뛰는 조사가 미흡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생각하는 바람직하지않은 국감의 형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언론의 구미에 맞는 이슈의 재탕, 삼탕이다.

몇년 전 화제가 되었던 내용들을 숫자만 업데이트 시켜 발표하는 형태다.

마치 연예계의 표절과도 같다고 할까.

인터넷블로그에서도 이런 식으로 블로그를 운용 하시는 분들이 간혹 있는 것 같다.

 

둘째, 별 고민 없는 흥미위주의 통계자료 남발이다.

최근 3년간, 5년간의 자료통계를 요구하거나, 전국에서 자료를 취합해서 올리는 경우이다. 이런 경우 대부분의 자료들은 해당 공무원들의 노고에 비해 가치가 없는 경우가 많다.

 

셋째, 정부 길들이기용 자료요구이다.

자료제출하기 어려운 무리한 분량이나 불가능한 자료들을 요구한 후 타협을 유도하는 경우이다.

 

넷째, 민원해결 국감이다.

개인적이거나 지역주민, 이해관계자들의 요구를 반영한 사적인 자료요구와 민원해결 형태다. 종종 사기업에 정부의 중요 자료가 넘어가기도 한다.

 

다섯째, 중복, 무성의한 질의와 감사다.

다른 의원의 질의는 듣지도 않고,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질의하고, 질의를 하고서는 정부부처의 답변을 듣지도 않는 경우이다.

본인이 추궁한 질의를 끝까지 챙겨 시정이 되는지 확인하는 의원이 많지않다.

국가예산을 다룰 때도 마찬가지이다.

돈을 주는 예산에는 모두 신경을 쓰지만, 그 돈을  제대로 썼는지 점검하는 결산은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

 

 

그럼 바람직한 국정감사의 형태는 무엇일까?

 

첫째, 정부부처, 공기업, 사기업의 칸막이를 넘나드는 정책 개발과 대안의 제시이다.

정치가 행정을 이끌 수 있는 중요한 차이점이기도 하다.

정부부처 공무원들은 국가사업을 하다보면 아무래도 자기 부처, 실,국 위주로 진행하게 된다. 그러다보면 중복되거나 불필요한 집행이 종종 일어난다.

이런 면을 정치가 바로 잡아줘야한다.

 

둘째, 무리한 사업이나 예산낭비를 저지해야한다.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사업들은 반드시 옳은 방향으로 이끌 의무가 있다.

21세기에 맞지않는 토목, 건축사업의 무분별한 확대등은 막아야 한다. 살아있는 4대강을 왜 또 살린다고 난리인가?

중산층, 서민들과는 아무 상관없는 건설업체 배불리기일 경우가 많다.

아무도 이용하지 않는 화물차 운전자를 위한 고속도로 휴게텔을 계속해서 짓겠다는 도로공사의발상이 이런 경우이다.

지방공항, 인천공항 철도, 이용없는 민자도로 등 예산 낭비 사업들이 부지기수이다.

 

셋째, 정책의 대안 제시와 메니페스토 운동의 접목이다.

본인이나 소속 정당에서 제시한 공약들을 점검하고, 실천사항을 점검하는 것이다. 정책대안을 제시하려면 공부를 많이해야된다.

정부부처 정책의 허점을 캐고 대안을 제시하기는 쉽지않다.

여러 네트워크를 잘 활용해야 한다.

실생활에 도움되는 실질적인 정책을 많이 개발해야한다.

좁은 국토에 깔린 전화망에 시외, 시내 전화 요금이 다른 것은 최근에야 시정되었다.

인터넷망 역시 추가 비용이 들지 않는데 문자요금을 지속해서 받는 것을 시정 할 필요가 있다. 통신비도 대폭 내려야 한다.

동네에서 느는 것이라고는 이동통신 대리점과 통신업체 빌딩 들이다. 그만큼 장사가 되고있다는 증거다.

 

넷째, 복지부동의 점검이다.

무사안일과 나태는 어느 조직이든 있기 마련이지만 국민의 세금을 월급으로 받는 공무원 조직들은 철저히 감사해야한다.

접시를 깨지않고, 일을 하지않으면 오히려 무난하게 진급하는 구조를 바꿔야한다.

성과를 내고, 열심히 하는 공무원에게는 아낌없는 격려를 보내야한다.

최근 임진강 홍수 사태는 무사안일의 대표적인 행태이다.

 

한편으론 일년에 한번 거창하게 국정감사를 치룰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에서 상시적으로 국정감사와 국정조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다.

 

정책에 의혹과 국민이 원하는 바가 있다면 국민들도 적극 정치에 참여해서 조사가 이뤄지도록 요구할 필요가 있다.

그놈이 그놈이니까 보기 싫다고 방관하지 말고...

 

잘하는 국회의원은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언론에 의한 반짝 국감스타가 아닌 국민들이 박수 치는 국감스타가 많이 배출돼야한다.

그래야 국정이 긴장감을 가지고 잘 운영된다.

 

진정으로 박수치고 싶은 사람이 눈에 띄지않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 참조

- 우리나라에서는 국정감.조사가 제헌이래 국회의 당연한 권한으로 인식되었으나 유신헌법에서 삭제되었다가 1988년 제6공화국 헌법에서 부활하였다.

 

- 국정감사와 국정조사의 차이점은 정기성, 감사대상의 한정성, 준비.실시 절차의 상이성을 들 수 있다.

 

- 국정감사와 국정조사 관련 법률은 헌법과 국회법, 국정감사및조사에관한법률, 국회에서의증언.감정등에관한법률, 기타법률에 규정하고있다.

 

-  국정감사 실시 대상기관은 정부조직법 기타 법률에 의하여 설치된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중 특별시, 광역시도, 정부투자기관관리기본법 제2조의 규정에 의한 정부투자기관(정부가 납입자본금의 5할이상을출자한 기업체) 등 이다.

 

 

 

 

 

 

댓글 5개:

  1. 어휴 시원하다~~ 벅벅~~~

    뉴스를 보며 뭔가 응어리진 마음이 있었는데

    바로 이것이군요.. 시원하게 잘 긁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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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trackback from: 사업은 하는데 결과는 없는 국가 R&D사업, 수천억 혈세 '줄줄'
    국가 R&D사업 복마전(伏魔殿)인가? 수백, 수천억의 국가예산이 투입되는 R&D사업이 소위 ‘연구계 R&D 귀족’과 공무원 등이 독식하는 한편 이들이 예산을 사금고 화하는 양태를 띠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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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ethen - 2009/10/07 18:01
    많은 국민들이 관심을 가질수록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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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trackback from: 10. 28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연고자 찾기
    (사진출처: 민주당 홈페이지, http://www.minjoo.kr) 기호 2번 서민의 희망! 중산층의 꿈! 민주당이 이루겠습니다! 10월 28일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를 이명박 정권의 총체적 실정과 무능, 국민 무시행태를 심판하는 국민 승리의 장으로 만듭시다! 10월 28일 재보선 지역에 거주하시는 지인이 있으시면 민주장에 소개해 주십시오. 여러분의 소중한 힘이 모여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희망의 꽃을 피워주십시오. - 민주당 후보 및 해당 선거구 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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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trackback from: 유재석 VS 국회의원 연봉?
    국정감사를 할 때 마다 밝혀지는 연예인들의 연봉...무시무시 할 정도로 많다. 유재석, 박명수가 거액의 돈을 받는다고 밝혀졌다. 박명수는 노력의 댓가라고 하고 유재석은 프로그램 두개로 9억을 벌었다는게 알려지면서 국민의 관심사는 온통 돈 잘버네, 뭐 저리 많이 주나? 라는 생각을 갖는 듯 하다. 개인적으로 유재석, 박명수, 강호동 누굴 좋아하고 싫어 하는 것은 아니지만 주위의 대부분 지인들과 회사 동료들은 무한도전, 1박 2일을 즐겨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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