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 8일 금요일

말한마디로 오래된 민원도 척척 해결하는 사람들...

이명박과 이재오

대통령과 대통령을 만든 2인자다.

 

한명은 대통령이고,

한명은 국회의원 선거에서 떨어진 이후 해외로 나갔다가 국민권익위원장으로 복귀했다.

갈 자리가  마땅찮아 고민하다가 고른 자리다.

 

이들의 최근 행보가 닮은 꼴이다.

 

말한마디에 민원을 해결한다.

몇십년 묵은 골치거리도 한방에 해결한다.

 

권력의 최고정점에 이른 사람의 파워가 어떤지 여실히 보여준다.

 

봉고차 한대를 가지고 있다고 기초생활수급대상자가 되지 못한 김씨모녀가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구청으로 부터 도움을 받았다.

사채 때문에 매달 900만원씩의 이자에 허덕이던 최씨도 대통령을 만나 재기의 기회를 얻었다.

최씨가 감사의 뜻을 표하며 울먹이자 얘기를 듣던 이 대통령도 눈시울을 붉혔다.

 

감동적인 이야기다... 나도 눈물이 날 지경이다.

 

건설사 부도로 건축물 사용승인도 받지 못한 집에서 15년째 살고 있는 부산의 19세대 빌라 주민들이 국민권익위 위원장의 현장조정에 따라 부산 금정구청과 해결방안을 찾았다.

금정구청 측에서도 "법 테두리 내에서는 어떻게 사용승인을 해줄 도리가 없어 난감했는데 권익위 관련 법에 따라 원만하게 조정이 이뤄져 우리로서도 잘된 일"이라고 반겼다.

 

위 말은 신문기사 내용인데 뭔 말인지 잘 모르겠다.

건축법에는 위반인데 권익위법이 상위 법이라는 얘기인지,

위법을 무릅쓰고라도 다른 기관의 힘을 빌어 해결했다는건지 알쏭달쏭이다.

 

어쨌든 해결방안을 찾은 것을 뭐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

잘한 일이다. 국민고충을 해결했으니...

 

국민권익위는 지난해 2월에 국민고충처리위와 국가청렴위, 국무총리 행정심판위를 통합하여 설치한 기관이다.

 

그동안 위 3개기관의 활약상을 들어본적이 있는가?

 

대부분 악성민원에 시달리고, 해당 기관에 민원을 이첩하기도 바뻤던 기관들이었는데...

실세가 위원장으로 등장하고나서는 연일 언론을 타고, 민원을 척척 해결해낸다.

 

물론 설립취지에 맞는 역할을 이제야 한다고도 볼 수 있다.

 

안하는 것 보다야 백번, 천번 잘하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찜찜하다.

 

체계적이고, 시스템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보여주기 형식에 치우친다.

 

대통령과 국민권익위원장이 그런 식으로 민원을 해결하면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볼 수 있을까?

 

어려움에 처한 국민들은 '이명박 로또', '이재오 로또'를 기대하면서 청와대에, 국민권익위에 편지를 보내야 하는가?

 

많은 사람들이 박정희대통령이 발을 걷어부치고 논두렁에서 일하고, 막걸리 마시는 장면을 이야기한다.

 

노무현대통령은 또 그런 형식을 극도로 싫어해서 보여주는 행사를 안했다. 시스템으로 접근해야 한다면서...

 

뭐 둘다 장단점이 있지만

너무 보여주기를 할 필요도 없고, 너무 안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1인자와 2인자가 나서서 민원을 앞서거니 뒷서거니 해결하는 모양새는 보기 좋지 않다.

 

말한마디로 공단의 전봇대를 뽑아버리던 기세가 이어진다면 합리적이고 시스템적인 사고가 정지한다.

 

최고위층의 입만 바라보는 상황이 벌어진다.

 

"하루 220대가 통과하는 톨게이트에 12~14명이 근무한다"는 대통령의 한마디에 도로공사 비정규직 45명이 하루아침에 해고되는 세상이니 하는 말이다...

 

하긴 국가의 중대사인 세종시 문제를 손바닥 뒤집듯 뒤집고, 4대강사업을 밀어부치는 것을 보면...

 

'악어의 눈물'은 이럴 때 쓰는 건가?

 

 

 

 

댓글 9개:

  1. 국민권익위원회를 외국의 움부즈맨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윗 사람들의 입김이

    이런곳에 반영되고 있다니 정말 뭐가

    찜찜한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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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펨께 - 2010/01/08 19:47
    조직이나 기관의 시스템이 아니라 인위적인 힘으로 해결하는 것은 사상누각이지요.

    힘있는 수장이 바뀌면 도로아미타불입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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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별 신경 안 써도 잘 굴러가는게 좋은 시스템인데, 그게 안 되서 생기는 문제를 1회성 이벤트로 해결해버리고 그걸 홍보용으로 사용하고, 또 그 홍보가 먹히는 나라라니...

    해결 안 하는 것보다야 낫지만 상당히 문제가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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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처음부터 법이 제대로 정비되어 있고 불합리한 규정이 없으면 다 필요없는 짓인데...-_-; 그거 고칠 생각은 안하고 개별 사건으로만 접근하는 것 같네요. 이러니 "떼법"이라는 말이 나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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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Draco - 2010/01/09 11:36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해야합니다.

    그건 보수,진보 정권을 떠나서 누가 얼마나 노력하느냐의 문제입니다.

    물론 성향에 따라 관심의 정도가 많이 차이가 나겠지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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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snowall - 2010/01/09 11:41
    관에서 앞장서 국민의 불편사항을 해결하고자 노력해야합니다. 부족한 부분을 정치권에서 강제해야지요.

    일시적인 이벤트가 계속된다면 구조적인 해결이 어렵게 됩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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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원래 수령통치, 교시통치라는건 그렇게 하는 겁니다. 위대한 수령 이명박 동지께서는 잘 하고 계십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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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이재오 위원장이 지난해 100일간 무려 150여곳을 현장 방문했다고 합니다. 그중에는 이슈가 된것도 있고 아닌것도 있습니다. 글을 적으신분, 또 댓글로 이재오 위원장을 비판하신분은 몇 건이나 알고 있으신지요. 1회성 이벤트로 150여곳을 다니고 수천건의 민원중 수십 퍼센트의 일을 해결한것도 쇼로 보신다면, 대체 뭐가 쇼가 아니고 얼마나 해야 1회성 이벤트가 아닌건지 제가 오히려 궁금하군요. 그리고 시스템이 아니라 위의 힘이라고 하는것도 왜 그런 해석을하는건지도 이해가 안됩니다. 가령, 그렇게 따져 물을만한 근거가 있는지요. 순리대로 안되는것을 억지로 하게 했다라던지.. 권익위에는 행정심판의 기능이 있는것으로 압니다. 그런 제도와 시스템에 따라 해결한것이고, 언론 기사에 따르면, 또 이재오 위원장의 글이나 인터뷰에 따르면 수십번이나 찾아가서 설득하고 실무자의 수고와 노력으로 해결하게 된것인데도 불구하고, 이러한 글 때문에 그런 수고와 노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가게 된것이 너무 안타깝다고 합니다. 속 사정은 모르고 무조건 비판을 위한 비판을 하는것도 정말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제발 잘하는것은 잘한다고도 할줄아는 문화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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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비단잉어 - 2010/01/09 23:46
    안하는 것 보다는 백번 낫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하지만 위원장의 활동이 이렇듯 언론에 전면적으로 보도된적이 있나요? 권익위가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위원장의 활동만이 보일 뿐입니다.



    은평을 재보궐선거용 사전 선거운동일 가망성이 뻔히 보이는데요.



    실력자가 그만두면 그만한 일처리들이 신속하게 될까요?



    물론 해당직원들 입장에서는 신나서 일들을 하시겠지요.

    실세들 밑에서 일했던 많은 공무원들을 압니다.

    한결 같이 구설수가 있더라도 실세 밑에서 일하는게 좋다고 합니다.

    하지만 떠나고 나면 오히려 타 기관들이 시샘해서 더 일도 안풀리고 예산도 줄어든다고 합니다.

    누구누구가 장관으로 있던 시절 얘기는 예로 들지 않겠습니다.



    인위적인 힘은 오래가지 못합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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