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26일 목요일

24년만에 만난 유명 디자이너가 된 친구

1980년대 나이키가 국내에 상륙했다.

 

빨간색, 파란색 로고가 선명한 테니스화가 청소년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기차표, 말표, 범표 신발을 신던 시대가 저무는 순간이었다.

 

브랜드의 개념이 처음 도입된 시기이기도 하다.

 

가격이 비싸서 처음에는 부자집 아이들만 신던 것이 몇년 후에는 대

유행을 하게된다.

실내에 들어 갈 때는 신발을 갖고 들어가야만 잃어버리지 않았다는...ㅎㅎ

 

86년 아시안게임과 88년 올림픽을 앞두고 한국사회는 많은 변화를

겪게된다.

교복자율화와 두발자율화 등이 이루어지고, 통행금지, 심야영업제한이 풀리기도 했다.

 

지금은 없어진 훼밀리와 롯데리아가 처음 등장해 빵집에서 만나던

청소년들의 발걸음을 옮기게 만들었다.

강남에 '스튜디오80'이라는 나이트클럽이 생기고, 방배동 카페골목이 불야성을 이루던 시절이다.

개그맨 주병진씨가 '제임스딘'이라는 카페를 오픈해 돈을 많이 벌어

사업자금을 마련했다는 얘기가 들리기도 했다.

 

그때 놀던 젊은이들이 이제 아이들 다 키우고, 성인나이트를 주름잡고 계시는 것 같다...ㅎㅎ

 

그런 시절 그 비싼 나이키운동화를 맨 처음 신고 다니던 친구가 있었으니...

 

비디오가 처음 나와 구경하기도 힘든 시절에 집에 비디오를 갖고 있던 친구,

낄낄거리며 보던 피비게이츠 주연의 파라다이스, 그로잉업 시리즈...

피비게이츠는 브룩실즈,소피마르소와 함께 당대 최고의 인기배우였다.

 

그렇게 고교시절 같이 어울려다니다 졸업 후 소식을 모르고 지낸지가 20년이 넘어버렸다.

 

미니홈피가 적성에 맞지않아 개설만 해놓고 사용을 안하고 있는데

방명록에 글이 남겨져 있었다.

그것도 최근 네이트온 메신저와 싸이가 연동되는 바람에 새로운 소식이 왔다는 메시지를 보게되었고,

오랫만에 싸이에 접속해보니 스펨메시지였다.

그동안 도박, 성인사이트 안내메시지가 쌓여있었다.

 

일일이 지워나가는데 7월달에 반가운 친구의 메시지가 남겨있던 것이다.

그 친구 이름이 '정욱준'이다.

마침 9시 뉴스에도 나왔다. 한지를 이용한 패션에 관한 인터뷰를 TV를 통해 보게되었다.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 세계적으로 유명한 패션디자이너가 되어있었다.

ㅎㅎ 기특한 놈...

 

신사동 가로수길에 사무실이 있다고해서 사무실 구경도 할 겸 가로수길로 나갔다.

 

통통했던 친구는 늘씬해져 있었다.

 

사무실 근처 술집에서 그동안 밀린 이야기를 나눴다.

 

군대제대 후 집안이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 대학을 중퇴하고 패션을

배우기 시작해 유명회사의 디자인 팀장으로 잘나가기도 했고,

 

본인이 직접 사무실을 낸지는 이제 10년째란다.

브랜드는 론커스텀, 외국에서는 준지로 알려졌다.

가로수길이 형성되기 훨씬 전에 싼맛에 사무실을 얻어 시작한 사업.

그동안 갖은 고생을 다한 모양이다.

이제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단다.

사회생활을 할수록 어린시절 친구가 그리워질 때가 있다.

업무나 직장에서 알게된 사이는 아무래도 맘 편한 술자리를 가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모처럼의 기분좋은 만남은 많은 술을 먹게하였고,

지금도 속이 쓰린 상태다. ㅠㅠ

 

나는 노량진을 지날 때마다 맘이 편치않다.

재수학원이 즐비하던 거리가 이제는 공무원시험 준비학원들로 바뀌어 버렸다.

청년실업문제가 심각하다보니 거리는 고시(?)를 준비하는 젊은이들로 넘쳐난다.

 

안정적인 매력이 있지만 나는 공무원이 선망의 직업이 되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국민에 봉사할 수 있는 충직한 마음만 있으면 되지, 굳이 창의적 사고를 요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우수한 인재들이 고시를 보기 보다는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직업을

택하는 것이 국가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

많은 문제점도 있었지만 제2의 벤처붐이 필요하다.

그래야 젊은 인재들이 일을 벌일 기회가 주어진다.

 

안정적인 직장을 뒤로하고 과감하게 창업을 택한 친구,

1년의 절반을 세계를 누비며 한국을 빛내고 있다.

 

도전정신과 벤처정신...

 

국가는 4대강 삽질을 할게 아니라 이런 정신을 가진 젊은이들을

키우고 지원을 해야한다.

 

어디에 자랑해도 좋은 친구를 만나 뿌듯한 하루였다.


모토로라 광고에까지 출현했다.


Agency : 금강오길비
CD : 장재혁
AE : 김근호, 홍주해
AD : 백창윤, 김효연, 장수원
COPY : 박유진
프로덕션 : 아프리카
감독 : 김광석
모델 : 정욱준, 곽민석

댓글 26개:

  1. 말 그대로 멋쟁이 친구분이네요.^^

    한창 일할 젊은 인력들이 고시촌에서 기약 없이 시간을 보내는건

    국가적 손실이기도 하지요.

    먼저 국민들의 교육적인 인식도 바뀌어야 하지만

    나라도 어느 정도의 신경을 써줘야 할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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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Phoebe - 2009/11/26 18:52
    그래서 국가정책이 중요합니다.

    방향을 잘못잡으면 다시 돌아오기가 어렵습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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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ㅎㅎ옛 시절 생각납니다.

    추억의 거리들 다시 한번 걸어보고 싶기도 하고...

    해장국은 드셨느지요?

    새로운것에 도전하는 무언가 끓임없이 창조하는

    젊은새대들을 지원하는 우리나라 정책 시급하다고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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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와 정말 멋진 친구분이에요

    제 주위에도 나중에 이렇게 유명한 친구들이 생길수 있을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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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말씀이 와닿네요.



    우수한 인재들이 보다 더 창의적인 일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이 이뤄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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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펨께 - 2009/11/26 19:41
    언제부터인가 도전과 창의정신이 없어진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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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종이술사 - 2009/11/26 20:57
    종이술사님은 본인이 충분히 유명한 인물이 될거예요. 화이팅...^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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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nopi - 2009/11/26 22:44
    정책 결정권자들이 정말 국가의 올바른 발전방향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합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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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 참 반가우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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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하수 - 2009/11/27 14:59
    어린시절 친구들은 격의가 없어 좋습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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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아주 잘된 친구들을 오랜만에 만나면 무지 반갑죠.. 기특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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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홍천댁이윤영 - 2009/11/27 16:24
    맞아요, 기특한 마음입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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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오.. 샤넬의 칼라거펠트가 패션쇼에 오를때 입기도 한

    준지 의 스타디자이너 정욱준씨...

    친구시라니 감회가 새로우시겠어요,



    정욱준 디자이너가

    고교시절 부터 나이키와 비디오와

    앞서나가는 감각이 있었다니



    패션신문에서는 볼 수 없는

    사랑이 넘쳐나는 흥미로운 글,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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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엘 우즈 - 2009/11/28 09:41
    패션쪽에 계셔서 잘 알고 계시는군요...ㅎㅎ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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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친구분이 궁금해서 포스팅을 읽게 되었지만 강선중님의 생각이 젊은 저를 자극시키네요. 좋은글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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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빵굽는 강아지 - 2009/11/28 22:35
    좋은 자극을 주었다니 다행입니다.

    지금도 열심히 하시지만 앞으로도

    도전정신을 잃지않으시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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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비밀 댓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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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trackback from: 앙드레김 베스트 스타 어워드
    Renowned Korean designer Andre Kim is known for his ability to put top-notch stars who rarely show up in public events on the catwalk for his shows... read full article: " Andre Kim show features stunning line-up of star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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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24년만이란 말에... 나이가 지긋하게 먹은 디자이너라고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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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Soodaa - 2009/12/01 17:12
    아~죄송합니다. 순간 착각을 하셨다면...ㅎㅎ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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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 *** 컴퓨터 작동,조작이 서툴어서 뭔가 실수가 발생한 모양. ** 이름 삭제 요망! (쑥스럽군.......미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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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 @정충일 - 2009/12/02 18:34
    그정도 이름공개는 괜찮습니다. 신경쓰시지 마세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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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 *** 10일자 동아일보 동아경제란 B4에는 <제일모직 SFDF 수상자에 정욱준 씨 - 이진.이승배팀>이란 기사가 눈길을 끈다.

    ** 정욱준 친구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 건강관리 잘 하고 있겠지만, 연말에 각별한 주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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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 @정충일 - 2009/12/11 01:42
    제자들에 대한 애정어린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선생님도 항상 건강하십시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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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 진짜 오랫만에 친구를 만나셨군요..

    저도 이 분 아는데....유명하신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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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 @안녕!프란체스카 - 2009/12/30 15:20
    어릴적 친구를 만난다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것 같습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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