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8월 3일 화요일

요즘 보기 힘든 이끼의 성공

영화 '이끼'의 흥행이 심상치 않다.

 

최근 몇몇 영화제작의 실패로 사업이 흔들린다던 강우석 감독이 홈런을 날릴 기세다.

원작자  윤태호 작가는 새로운 만화스타일을 선보였다.

 

'70년대 고우영, '80년대 이현세, '90년대 허영만의 그림과는 다른 2000년대의 만화를 만들어낸것 같다.

강풀과 함께 대표되는...

물론 만화에 대해서는 초보적 지식 밖에 없다.

그래서 마니아가 아닌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분들을 기준으로 얘기했다.

 

문화에서 만화, 애니의 중요성은 일본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영화의 경우는 만화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커져가는 것 같다.

하지만 국내 만화계는 활성화가 잘 안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원작만화 '이끼'를 보지 못한 상태에서 영화를 먼저 보게되었다.

스릴러 형식을 취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영화였다.

 

배우선택이 우선 잘된 것 같다.

한명 한명의 캐릭터가 잘 살아있었다.

 

<이끼>의 캐릭터들

 

류목형(허준호 분) : 베트남전에 참전한 죄책담을 안고 삼덕기도원으로 온 뒤 신도들을 교화하는 일을 한다. 삼덕기도원이 신도들의 집단자살로 문을 닫은 뒤 천용덕과 의기투합해 새로운 마을을 만든다.

 

천용덕(정재영 분) : 류목형과 함께 마을을 만든 전직 형사. 섬뜩한 카리스마와 폭넓은 인맥으로 마을 사람들은 물론이고 공권력까지 주무를 수 있는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류해국(박해일 분): : 자신의 신념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다가 직장을 잃고 이혼까지 당한 상태에서 아버지 류목형이 죽었다는 소식에 아버지가 살던 마을로 내려온다. 마을사람들의 푸대접에 불쾌감을 느끼고 아버지와 마을의 이력을 캐기 시작한다.

 

영지(유선 분) : 마을 수퍼의 주인이자 마을의 유일한 여성. 마을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들을 목격하면서도 개입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은근슬쩍 유해국을 돕는 수수께끼의 인물.

 

김덕천 (유해진 분) : 천용덕 이장을 도와 이장의 농사와 마을 대소사를 처리하는 노총각.

 

박민욱 (유준상 분) : 유해국의 사소한 송사를 다루다가 그의 심경을 건드려 한직으로 좌천된 검사. 유해국을 좋아할 수 없는 처지이지만 결국 그의 집요함에 감화돼 마을에서 벌어진 사건들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다.

<오마이뉴스 작가 인터뷰 참조>

 

음험한 분위기의 '이끼'를 도시에서 구경하기는 어렵다.

 

벌레를 무지하게 싫어하고 만지기는 커녕 몸에 닿으면 비명을 질러대는 요즘 아이들에게 이끼는 본적도 없을 것이다.

 

보기싫고, 만지기 싫어서, 무관심하게 방치하는 순간 자라버리는 사회악을 묘사한 것이라면 '이끼' 보다는 '독버섯'이 가까울 것 같다.

 

법 보다는 주먹이 가까운 세상을 조롱하는 면도 보이는 것 같다.

 

세상에는 더러운 것이 참 많다.

 

요즘 인심은 더러운 것을 치울 생각을 잘 안한다.

아예 외면해 버리고 만다.

 

조금 전 화장실에서도 겪었지만 자기가 싼 똥마저 물을 내리지 않고 뚜껑만 살포시 덮어놓고 나가는 사람들이 있다.

무슨 심보인지 잘 이해가 안된다.

 

남의 문제에 끼여들어봐야 손해라는 인식이 팽배한 사회에서는 정의가 바로 설 수 없다.

 

소소한 부조리에는 들고 일어나지만, 거대한 악에는 더더욱 침묵하는 사회...

 

그 부메랑은 도로 우리에게 큰 상처를 줄텐데 말이다...

 

영화에서 기대했던 커다란 반전은 없다.

 

영화적 완성도 보다는 스토리와 인간 캐릭터들에 대한 진지한 생각을 다시 해보게 되는 영화다.

 

나 스스로 정의만을 앞세운 류목형 같은 삶을 살고 있지는 않는가?

천용덕 이장과 같은 사람들과 타협하면서 살고 있지는 않은가?

부조리한 사회에서 침묵의 일인으로 남아있는 것은 아닌가?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행동해야 한다.

 

댓글 4개:

  1. 영화 재밌게 봤는데, 다시 한번 그때의 느낌이 살아나네요.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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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버드나무 - 2010/08/04 01:33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국내영화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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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영화 때문에 알게 되어 만화만 봤습니다.

    재밌더군요. 님 말씀대로 많은 시사점을 주는 작품입니다.

    만화의 마지막 장면은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는데 영화의 끝은 무슨 장면으로 끝나는지 궁금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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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어멍 - 2010/08/04 17:40
    영화의 끝을 말하면 많은 분들이 싫어하시겠죠?...^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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