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10일 월요일

엄정화는 엘리베이터에서 죽였어야 한다. 아! <해운대>

이미 700여만 명이 관람한 영화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니 쑥스럽다.

 

요즘은 인터넷이 발달해서 갖가지 평이 남발한다.

인터넷 쇼핑을 하려고 해도 물건에 대한 평가를 보고 물건을 선택하는 시대가 되었다. 하지만 평가라는 것이 악용되기도 한다. 아르바이트를 동원해서 일부러 좋게 평가하기도 하고, 상대방 회사의 제품을 악평하기도 한다. 이러한 일부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평가는 선택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특히, 영화평은 그 영화를 보느냐 마느냐, 어떤 영화를 선택하느냐 하는 중요한 판단의 근거가 된다.

영화평론가가 아니면 너무 폼 잡고 어렵게 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사람마다 각자 개개인이 느끼는 게 다르기 때문에 평범한 관객이 느낀 대로 평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나 역시 영화평론가가 아니기 때문에 느낀 대로 '해운대'를 본 느낌을 적어 보고자 한다.

 

영화 ‘해운대’는 일단 오락성을 잘 버무린 재난 영화이다.

영화비가 아깝지 않은 영화다. 영화를 볼까말까 한다면 주저 없이 보기를 권한다.

 

최근에 본 외국의 블록버스터 ‘트랜스포머2 패자의 역습’‘해리포터 혼혈왕자’는 보다가 졸았지만 ‘해운대’는 시작부터 끝까지 흥미진진하게 보았다.

 

한국형 재난영화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영화지만, 몇 가지 아쉬운 대목이 있다.

아직 보지 않으신 분들을 위해 가급적 줄거리를 생략하고 이야기 하겠다.

 

 

첫째, 엄정화는 엘리베이터에서 죽였어야 한다. 어차피 옥상에서 두 번 죽이는 거 애절하게 엘리베이터에서 죽었어야지 감동이 더했을 것 같다. 배관공에 의해 구조되는 장면은 어설픈 웃음을 자아낸다.

 

둘째, 광안대교에서 김인권이 화재를 일으킨 것 또한 어설픈 설정이다. 쓰나미 이후에 물에 젖은 상태에서 라이터로 불을 킨 것 자체가 우스꽝스럽다. 차라리 자연발생적 화재가 어울렸을 것 같다.

 

셋째, 이민기가 날라리를 구하다가 물에 다시 빠뜨리는 것은 어색한 설정이다. 처음 구출할 때 아슬아슬한 상황이 발생했어야 한다.

 

넷째, 쓰나미가 몰려오는 상황에서 박중훈과 엄정화가 옥상에서 딸을 헬기 구조대로 보낼 때 박중훈이 ‘내가 니 아빠야!’ 라고 외칠 때의 설정이 어색하다. 무슨 막장드라마의 출생비밀을 얘기하는 것도 아니고, 스타워즈의 패러디인가?

다섯째, 상가재개발 선주역을 맡은 송재호가 너무 인자해 보인다. 악역을 좀 더 실감있게 진행하다 참회하는 것이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위의 다섯가지 정도의 아쉬운 점을 뺀다면, ‘해운대’는 한국형 재난영화의 밝은 미래를 보여준다.

 

내가 어렸을 때 본 ‘타워링’, ‘포세이돈 어드벤쳐’ 같은 감동의 재난 영화들이 있었기에 그런 영화의 영향으로 탄생한 ‘타이타닉’이 전 세계 흥행 1위의 성적을 거두었듯이, 새로운 한국 재난 영화 장르의 출발로서 ‘해운대’는 바람직한 영화이다.

댓글 32개:

  1. 또 하나의 천만영화가 될까요?



    재미 있으시다고들 하던데..



    보고 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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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잼있나보네요. 저는 아직 보지 못했어요. 국가대표 보러 갈생각인데..

    사실 이런 재난영화가 우리나라에서 개봉했다는 자체도 놀라운거죠^^

    CG도 어느정도였는지 궁금하네요 . 아직 광고도 못봐서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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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trackback from: '해운대'를 통해 경각심을 일깨우자
    소재는 뜻하지 않은 쓰나미가 몰고올 재난 영화처럼 느껴지지만, 속내는 삶의 터전에서 보이는 여러군상이 끈적하게 이어진 관계를 이해와 화해로 풀어가는 휴먼스토리의 감동이 있는 영화로, 관객을 웃겼다 울렸다하면서 남녀노소 누구나 볼만한 '해운대'는 올여름을 강타할 영화로 여겨졌습니다. 그리고 만약에 우리도 이런 재해를 만난다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맨먼저 짚고 싶은 장면입니다. 물에 빠져서 구조를 요청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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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Dr.지존 - 2009/08/10 02:19
    ㅎㅎ 짬을 내셔서 천만명 중 한명이 되세요! 볼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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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분홍별장미 - 2009/08/10 09:56
    <국가대표>, <해운대> 둘다 재미있다고 하네요...아직까지 다른 문화장르 보다는 싼편이니까, 두편 다 보세요 괜찮겠네요...CG는 무난합니다. <퍼펙트스톰> 정도는 되는 것 같아요. 몇몇 어설픈 부분도 있지만 봐 줄만합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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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그 5가지가 왠지 해운대의 재미를 살리기위한 설정들인듯 한데요;;



    재미적인 요소를 위해서 일부러 감독이 의도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



    재밌게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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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CR7Ronaldo - 2009/08/10 15:13
    ㅎㅎ 개인마다 느끼는 것이 다 다른 같습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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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제가 생각하고 있는 몇몇 부분이 일치하네요 ㅎ..

    특히 마지막에 '내가 니 아빠다' 라고 하는 부분을 듣고

    순간 개그프로에서 나오는 '내가 니 애비다' 라는 대사가

    갑자기 떠올라 피식 하고 웃었었습니다 ㅎ.. ;;

    그런데 분위기가 분위기인지라.. 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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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슬레이어 - 2009/08/10 18:42
    이런 지적들이 영화발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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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trackback from: 어정쩡한 오후 3시같은 영화 - 해운대 -
    부산 해운대, 우리 나라 여름 최대 인파가 몰리는 해운대에 쓰나미가 몰려온다! 시놉시스의 이 한줄로 이 영화의 기대치는 엄청나게 올라갔다. 드디어 한국에서 제대로 된 재난영화를 만날수 있다는 기대감에 한층 들떠있었다. 감독은 윤제균 감독님. 사실 이 감독의 영화는 한번도 보지 못했다. 그래서 이 감독에 대한 어떤 정보도 알 수 없었고, 무작정 영화에 들이대는 수 밖에 없었다. 영화는 대략 4명의 등장인물이 등장한다. 설경구, 하지원, 박중훈, 엄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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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저두 '내가 네 아빠다'라고 외치는 장면에서 빵 터져서;;..

    주위는 조용한데 웃을 수는 없고..ㅡ.ㅜ..암튼 참느라 힘들었습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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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보편적인 블로거 - 2009/08/10 21:21
    ㅎㅎ 힘드셨겠습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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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웃음도 있고,, 찡한 감동도 있었지만,,

    역시 디테일한 면이 좀 부족하다고 느꼈었는데,,

    특히 님이 말하신 엄정화의 엘리베이터 씬은,,

    더욱 공감이 가네요 ^^

    그래도 전반적으로 참 재미있게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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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달빛그림ㅈΓ - 2009/08/11 09:09
    저도 모처럼 즐겁게 본 영화입니다...식당도 그렇고, 영화사도 그렇고 조그마한 지적들을 받아들일줄 알면 더욱 발전할 겁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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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제가 믹시업을 잘 몰라서 여기다가 글을 쓰내요,,

    영화 해운대 이야기 잘보고 가요,,



    항상 보고싶었는데...일때문에 못보고 있었는데..

    왠지 보고싶은 맘이 더욱 든다는거...그 장면이 궁금해져서,,.,.ㅋㅋㅋㅋㅋ



    믹시 앞으로도 잘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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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그린밀즈 - 2009/08/11 10:49
    감사합니다...^_^ 훌륭하신분들 교육에 힘쓰시느라 고생이 많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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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trackback from: 영화 '해운대', 재미와 감동의 비율을 따져보니...
    금일 늦은 저녁 한국형 재난 블럭버스터 영화 '해운대'를 보고 왔습니다. 그전에 '해운대'보다 일주일 먼저 개봉한 외국 영화 '해리포터와 혼혈왕자'를 놓고 어떤 것을 볼까 꽤 고민을 했었는데 지난번 트랜스포머2를 극장에서 볼 때 두편 모두 예고편으로 먼저 만났었고 그 당시 '해운대'에 더 눈길이 끌렸던 것이 기억나 결국 '해운대'를 선택하고 보게 되었습니다. 이미 개봉전부터 최초의 한국형 재난 블럭버스터 영화라 불리우기도 했던 영화이기에 내심 기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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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내가 니 아빠다..에서 저도 좀 뿜었었는데.. ㅎㅎㅎ

    그래도 즐겁게 재미있게 보다가 왔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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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제가 생각하는 제일 아쉬운점은 하지원씨의 어색한 사투리입니다... 예전과는 다르게 부산사투리도 많이 완화되었습니다. 이렇게 억세지는 않아요~~~ 그리고 가끔씩 경북사투리톤이 들리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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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꼬미 - 2009/08/11 13:39
    영화를 심각하게 볼 필요는 없죠...즐겁게 보셨다니 다행입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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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 @프로채터 - 2009/08/11 15:24
    부산에 사시는 모양입니다...^_^ 요즘 젊은 분들은 사투리 때문에 대사를 못 알아들었다는 분들도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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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 잼나게 본 영화인데.. 아쉬운 부분들은 쏙쏙 잘 뽑아 주셨네요.

    '내가 니 애비다~' 요거는 ...

    좋은글 잘 보고 갑니다~ 종종 놀러오겠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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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 솔나리와 꼭 봐야겠습니다^^*

    전문가 못지 않은 영화평을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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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 @kkamgun - 2009/08/11 18:07
    만나서 반갑습니다...^_^

    재미있는 영화는 틀림없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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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 @바람꽃과 솔나리 - 2009/08/11 22:50
    과찬의 말씀이십니다...^_^

    블로그가 정성이 넘치는 음식으로 가득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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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 부산살면서 아직 해운대를 못봤네요...ㅠ.ㅠ



    며칠전에 해운대 모레를 거닐곤 왔지만,



    그 많은 사람들앞에 쓰나미가 온다면 이란 생각을하니...



    영화평을 참고로 해운대 감상하고 와야겠어요^^



    글 잘보고 갑니다~(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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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 @열s - 2009/08/12 01:13
    재미있게 감상하고 오십시오...^_^

    부산분들 부럽습니다...바닷바람 쐬시기 편해서..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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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 이거 해운대를 보고 싶긴 한데 같이 보러갈 사람이 없어서 망설였는데 포스팅을 읽고 나니 혼자라도 가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래도 혼자가는건.. ㅜㅜ... 왠지 궁상 맞아 보일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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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 @너굴's - 2009/08/12 10:37
    ㅎㅎ 조조나 심야를 보시면 조금 괜찮으실 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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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 송재호 아저씨는 그정도 케릭터가 좋지 않았나 생각해요ㅋ

    인자해보이는데, 나쁜일을 하려니 더 감정적으로 힘든 느낌이 오던것같던데요 ㅋ



    저도 아주 재밋게 봤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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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 @drunkencoder - 2009/08/13 13:26
    극적 반전이 클수록 감동이 크지않았을까 하는 생각에...^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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