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27일 목요일

지금 사는 게 행복하십니까?

우골탑(牛骨塔)이라는 말이 있다.

우골은 학비 마련을 위해 학부형이 내다 판 소의 유골이라는 뜻으로, 학생의 등록비를 재원으로 하여 학교건물을 세웠다고 해서, 대학을 빈정대어 이르는 말이다.

이는 대학을 흔히 상아탑(象牙塔, Ivory Tower)이라고 부르는 것을 빗댄 말이다.

‘Ivory Tower’는 1869년 프랑스어(tour d’ivoire)에서 유래된 말로, 현실과 거리가 먼 정신적 행동의 장소라는 개념이다. 대학 연구소, 강의실 등을 총칭한다.

 

 

과거 우리의 부모님들은 소를 팔거나 논밭을 팔아 자식들을 대학에 보냈다.

힘든 농사짓지 말고, 도시에서 성공하라고...

하지만 이제는 거꾸로 도시를 떠나 시골로 삶의 터전을 바꾸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지난해 전체 귀농·귀촌 인구는 2218 가구로 7년 만에 3배 가까이 크게 늘어났다.

그들 가운데에는 고학력자, 젊은 세대가 귀농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그들은 왜 도시를 떠난 것일까?

 

어제 저녁 SBS 뉴스추적에서는 ‘도시를 떠난 사람들 -2009 新귀농보고서’편을 방영하였다.

충남 서천군의 귀농 공동체 ‘산너울’마을의 모습과 귀농실패 사례 등을 보도하였다.

 

충남 서천군 ‘산너울 마을’에는 34가구가 모여 살고 있다.

마을에서 가장 젊은 김한솔 씨(36)는 1년 전만 해도 한 게임회사에서 잘 나가던 억대 연봉자였다.

신문기자 출신 고금석 씨는(59) 평소 취미였던 연극 연출일 등을 하며 제2의 삶을 살고 있는데...

각기 다른 사연으로 34가구가 모여 사는 집단 공동체 ‘산너울 마을’의 사람들!

그들이 꿈꾸는 삶과 돈 주고도 사지 못 할 행복의 비결은 무엇인가?

 

귀농사연의 첫 번째는 건강인 것 같다. 암과 같은 질병과 자녀들의 아토피 등등 도시에서의 삶으로는 치유되기 어려운 병을 고치러 내려온 경우가 많다.

둘째는 가족 간의 유대문제인 것 같다.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한 도시의 삶은 가족 간의 대화부족을 가져오고, 이는 가족 간의 정이 단절되는 결과를 빚기도 한다. 이를 치유하는 방편으로 농촌생활을 시작...

셋째는 은퇴 이후의 제2의 인생 시작이고...

 

엘리트들의 달라진 귀농 정착기도 보여줬는데...

박범준, 장길연 부부는 서울대와 카이스트 출신으로 장래가 촉망되는 젊은이였지만 도시생활을 청산하고 무주 산골로 들어갔다. 이들 부부는 몇 번의 이사 끝에 지금은 제주도에 터를 잡고 작은 도서관과 펜션을 운영하고 있다.

남해에는 18명의 원예가들이 집단 귀촌해 ‘원예 예술촌’ 관광 마을을 이루고 살아간다.

이처럼 新귀농자들은 농사짓는 일과는 상관없이 자신의 일과 전원생활을 동시에 하며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

 

新귀농의 성공 비결은?

최근 귀농행렬이 이어지면서 지자체는 이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각종 지원 활동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준비 없이 섣불리 귀농에 나섰다간 실패하기 마련이다. 현지 주민들과의 갈등, 무작정 귀농했다가 농사일에 적응하지 못하고 정착에 실패하는 경우 등 전문가들은 실제로 10명 중 7명은 귀농에 실패해 다시 도시로 돌아간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렇다면 귀농에 성공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

 

TV를 통한 귀농의 모습을 보다가 아차! 싶은 생각이 든다.

내가 과연 지금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

단순히 시골로 가고 싶다는 생각이 아니라...

삶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하게 된다...

마음대로 뛰어놀지도 못하고 학원을 오가는 아이들의 학원비를 벌기위해서?

단지 선행학습을 하고 있을 뿐인데...

맞벌이로 종종거리면서 아이들을 학원에 내맡긴채?

 

많은 사람들이 교육문제와 보육문제로 버거워하면서 근본적인 고민들은 잊고 지내는 것 같다. 내가 왜 이러고 살아야 하는지...

응당 아이들이 좋은 점수로 좋은 학교를 가야 좋은 대학 가고 사회에 뒤처지지 않을 수 있으니까 하면서...

 

통조림공장의 재료들이 콘베이어 벨트 위에서 가공을 기다리듯이, 아이들은 찍어져 나온다.

유아 때는 영어천재, 수학천재, 과학영재를 확인하기 위해...

초등학교 때부터는 특수목적고 진학을 위해...

고등학교 때는 좋은 대학 진학을 위해...

대학에 진학하면? 등록금에 허덕이다 청년백수 신세로...

휴...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지만 사회의 이런 악순환을 끊지 않으면 애기 낳기가 쉽지 않다...

 

비오는 날은 생각이 많아지는데, 귀농하신 분들의 모습을 보면서 한번 되돌아봤다...

 

 

 

댓글 10개:

  1. 자연과 더불어 사는 꿈을 누구나 한번쯤 꾸면서

    막연히 시골생활을 동경해보기도 하지만

    귀농이라는 현실은 충분한 밑받침이 되어있는 자만이

    전원생활의 낭만을 즐길수 있는 거겠지요.

    오랜만에 들어보는 우골탑...

    이제는 인골탑이라 해야할듯,

    그나마 팔 소도 없는 사람은 무얼 팔아야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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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여담이지만 최근 일본에선 젊은이들의 귀농현상이 많아지고있다고합니다.



    전 나중에 이제 다 늙어갈 시점에 고향으로 내려가 농사를 짓고 싶군요. 벼는 못배더라도 상추라도 심고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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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전 귀농은 못할듯, 도시만의 풍요로움과 활기참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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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디망쉬 - 2009/08/27 15:11
    열심히 일해서 팔 소라도 만들어야죠...ㅎㅎ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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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Joshua.J - 2009/08/27 15:20
    다양한 삶이 좋은 것 같습니다...모두 한가지로만 향하지 말고...^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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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쑤양 - 2009/08/29 15:22
    각자의 편안함을 따라야 겠지요...농사가 어렵긴 어렵습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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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여자들에겐 힘들지요.

    너무 많은 일이 하루 종일 지치게 하죠.

    일하고 들어와서 밥까지 해야하는 게 가장 힘들다고...

    우리 시어머님 말씀입니다.

    그러나...우리 아이들도 시골에서 자랐는데...

    그 기억이 우리를 무척 행복하게 합니다.

    아름답고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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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이야기손 - 2009/09/07 22:56
    요즘은 남자들도 가사를 다 분담하지 않나요?

    귀농을 하더라도 나눠서 할 것 같습니다.

    단 도시에서의 삶이 전부인 분들도 계시는 것 같습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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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저는 공부도 잘 못하고.. ㅜㅜ



    어떻게 살아야 될까요?



    큰일입니다.



    그래도 제 어릴적은 참 좋았던거 같아요.

    집이 제주도라 자연을 벗삼아 친구삼아 잘 지냈으니까요.



    서울도 마찬가지네요.

    삭막하면서도 정감있는,

    그래서 SOUL인가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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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SEEnPD - 2009/09/08 01:11
    블로그 운영 솜씨만 해도 훌륭하신데요...



    대학 때 제주도 친구집에 갔더니, 한라산에 야영갔다고 한라산에서 찾으라는 누님의 말씀...ㅎㅎ

    기억이 새롭네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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