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9일 일요일

파주 보광사와 주변 맛집 2 - 시골보리밥집 ★

영조가 보광사 인근에 어머니를 모신 인연으로,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은 영조의 효심에 대해 알아본다.

 

조선 21대 왕인 영조(1694~1776, 재위 1725~1776)의 어머니는 숙종의 후궁 숙빈 최씨다. 최숙빈은 임금의 '은총'를 입기 전에는 무수리였던 것으로 전한다.

무수리는 대궐에서 일하는 여자들 가운데 신분이 가장 낮다. 상궁이나 나인의 세숫물을 떠 나르고 빨래를 하는 일을 한다.

 

영조는 어머니의 출신 때문에 콤플렉스가 많았다. 어머니 콤플렉스가 있는 사람들은 효자인 경우가 많은데 영조도 그랬다.

1725년 영조는 즉위하자마자 생모인 숙빈 최씨의 신위를 모신 사당을 짓고 숙빈묘라 했다. 이것이 청와대 인근에 있는 칠궁의 시초다.

임금의 어머니로 정비면 신위를 종묘에 모셔야 한다. 영조는 생모의 신위가 종묘로 가지 못하는 것이 가슴 아팠다. 그래서 조선의 정궁인 경복궁 이웃에 특별히 생모의 사당을 마련했다.

 

숙종 20년 연잉군(뒤의 영조)을 낳은 최숙빈은 아들이 왕위에 오르기 5년 전인 숙종 44년(1719) 49세로 서거했다. 효심이 지극했던 영조는 생모가 죽자 무덤가에 묘막을 짓고 3년간 시묘살이를 했다. 보위에 오르자 어머니의 묘를 소령원으로 추봉했다.

 

조선시대 왕실의 분묘제도에 따르면 능(陵)은 국왕과 왕비의 분묘이며 원(園)은 왕세자, 왕세자비, 후궁으로서 왕의 생모인 빈의 분묘이며 묘(墓)는 왕의 후궁, 왕자, 공주, 옹주의 분묘이다.

생모의 묘에 대한 집착 때문에 영조가 오열했다는 기록은 실록에 몇 차례나 나온다.

 

깊은 산골의 생모 묘에 영조가 오래 머문 이유는 효심도 효심이지만 정치적 이유도 있었다. 장희빈의 아들 경종이 즉위했을 때 그는 매우 병약했고 아들도 없었다.

그래서 이복동생인 연잉군을 왕세제로 책봉했다. 이를 두고 노론과 소론이 피비린내 나는 정치투쟁을 거듭했다.

생명의 위협을 느낀 왕세제는 몇 차례나 퇴위를 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처럼 영조는 철이 들면서 왕위에 오를 때까지 왕위 계승을 둘러싼 정치적 소용돌이 속에서 생명의 위협에 끊임없이 시달려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시묘살이를 핑계로 깊은 산중으로 몸을 감춘 것이다.

마을에 전하는 얘기로는 영조가 시묘살이를 하는 중에도 자객의 기습이 몇 차례나 있었다고 한다. 그때마다 동네 개들이 일제히 짖어 위험을 알렸고 마을에 장사가 숨어 지내다 자객들을 물리치곤 했다. 그래서 영조는 이 마을 사람들을 매우 고맙게 생각했다고 한다.

 

 

소령원은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영장리에 있다. 고양시 벽제에서 됫박고개를 넘어 보광사 앞에서 3㎞쯤 가다 영장 삼거리에서 우회전해 기산리 방향으로 400미터 더 가면 왼쪽 마을로 들어가는 다리 ‘능촌교’가 나오는데, 그 다리 건너 숲 속에 소령원이 자리 잡고 있다.

 

 

‘시골보리밥집’ 대한 소개는 의외로 많은 편이라 간단하게 소개한다.

 

주인 아주머니는 전남 벌교에서 보광사 아래로 시집 온 친구에게 놀러 왔다가 남편을 만나 이 마을 사람이 됐다고 한다. 음식장사를 하기 전에도 솜씨가 알려져 절에 큰 일이 있을 때마다 올라가 음식 일을 돕곤 하다 노점 음식점을 열었다.

소문이 나면서 손님들이 몰리자 1989년부터 3대를 살아온 살림집을 고쳐 손님을 받기 시작했다. '시골보리밥집'이라고 간판도 달았다. 지금의 음식점 자리다.

 

보리밥 상에는 보통 20가지의 채소가 올라온다. 대부분의 채소는 직접 유기농으로 재배한 것이다. 전라도 김제의 친척이 사는 동네에서 매년 콩 20가마니를 사다가 메주로 쑨다. 집에서 띄워 직접 장을 담근다.

밥상에 올라오는 야채는 철 따라 약간씩 달라지지만 대략 20가지다. 쌈은 상추, 호박잎, 데친 양배추, 풋고추 등 4가지가 오른다. 쌈장은 직접 담가 양념을 다시 한 고추장과 된장이 따로 나온다. 비빔용 나물은 데쳐 소금과 기름으로 한번 무친 것들로 콩나물, 고사리, 부추, 참비름, 애호박, 청경채, 가지 등 7가지다.

열무김치는 국물을 넉넉하게 잡아 담갔다. 국수대접에 얼음을 동동 띄워 내는데 간은 삼삼하고 알맞게 익은 맛이 부드럽다.

밥은 완전 꽁보리밥과 쌀-보리 반반 중 식성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통나무를 베어 만든 것 같은 테이블과 의자, 창밖 너머의 푸른 나무들이 울창한, 자연의 아름다움이 충만한 곳이다.

 

'시골보리밥집'은 8월이 성수기라고 한다. 그 다음엔 가을 단풍철과 봄 새싹 나올 때 손님이 많다. 보광사가 있는 고령산 일대는 활엽수 숲이 우거져 새순이 돋는 초봄이나 단풍드는 가을 풍경이 그만이다. 장흥이나 기산리로 이어지는 드라이브 길로도 좋다.

 

 

전화: 031-948-7169

주차공간은 넓다.

 

전체적으로 별은 하나★이고 드라이브 하는 길에 들를만하다.

댓글 5개:

  1. 보리밥이 맛있어보이네요ㅎ 광주에도 무등산에 가면 꼭 먹고 오는 게 보리밥인데 ㅎㅎ 덕분에 눈이 즐거웠네요. 하필 배고픈 시간이라 침이 꿀꺽 넘어가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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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옥스포드 - 2009/08/12 17:44
    광주에 사시는 모양입니다...ㅎㅎ, 정말 먹거리가 풍부한 곳이죠...갑자기 북구의 기사식당이 가고 싶어지네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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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여기 지금 나오는곳 시골보리밥집 보광사에 있는곳인데 정말 맛이 좋구 경치도 좋아서 밥도 먹기 좋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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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박성균 - 2009/09/14 23:25
    예~~나들이 하기 좋은 곳입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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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영조도 왕되기 전에는 자객의 침입을 여러번 받았엇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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