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1일 토요일

비오는 날 듣기 좋은 음악 3 (곡 소개)

햇빛이 내려쬐는 절정의 휴가철에 비오는 날 듣기 좋은 음악을 쓰려니 조금 어색하네요...ㅠ ㅠ

그래도 시작했던 일이라 마저 정리를 해야 다음으로 넘어갈 것 같아 써 봅니다...

 

지금은 휴가철 해변에서 듣기 좋은 음악을 써야하는데...쩝...

글을 쓰고 있는 동안 다행히(?) 천둥이 치고, 비가 조금씩 내리네요...

 

4. 햇빛촌(고병희) - 유리창엔 비

 

낮부터 내린 비는 이 저녁 유리창에 이슬만 뿌려 놓고서

밤이 되면 더욱 커지는 시계소리처럼 내 마음을 흔들고 있네

이 밤 빗줄기는 언제나 숨겨 놓은 내 맘에 비를 내리네

떠오는 아주 많은 시간들 속을 헤매 이던 내 맘은 비에 젖는데

이젠 젖은 우산을 펼 수는 없는 것...

 

성악을 전공한 고병희의 성량감 있는 음색이 일품입니다...

솔로로 발표한 것 보다 햇빛촌 시절 발표한 곡이 조금 더 나은 것 같습니다...

1990년에 한국노랫말대상 아름다운노랫말상을 수상한 곡답게 가사가 예뻐요...

 

 

해설 : 햇빛촌은 1982년 결성된 대학연합 창작 음악 동아리 이름입니다...89년 이정한과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한 고병희가 활동하면서 유명해지게 됩니다. 2집 앨범 ‘햇빛촌’에서 ‘유리창엔 비’가 성공하면서 고병희는 91년 솔로로 데뷔하는데 ,이후 성공을 거두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어느새', '내일이 찾아오면'을 부른 장필순도 햇빛촌을 거쳐 갔네요...

 

 

5. 산울림 - 그대 떠나는 날에 비가 오는가

 

그대 떠나는 날에 비가 오는가

하늘도 이별을 우는데 눈물이 흐르지 않네

슬픔은 오늘 이야기 아니오 두고두고 긴 눈물이 내리리니

잡은 손이 젖어 가면 헤어지나

그대 떠나는 날에 비가 오는가

저무도록 긴 비가 오는가

그대 떠나는 날에 잎이 지는가

과거는 내게로 돌아서

향기를 뿌리고 있네...

 

김창완의 나지막한 읊조림이 더욱 처량하게 들립니다...

많은 분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가시는 길과 연관해서 슬퍼한 곡이기도 하네요...

 

 

해설 : 산울림 11집에 수록된 곡입니다. 산울림은 김창완이 친동생 김창훈, 김창익과 함께 만든 그룹입니다. 1972년경에 그가 집에 500원짜리 기타를 들고와서 형제끼리 노래를 부른 것이 음악의 시작이라네요.

그 시절 동작구 흑석동에 살았던 걸로 알고 있는데, 저 역시 흑석동에 오래 살아서 정이 더 가네요...지역감정은 아닙니다...ㅎ ㅎ

1977 대학을 졸업하면서, 그동안 작곡을 하였던 약 150 여곡들이 아까워서 마지막으로 정리하는 기분으로 그들은 한 장의 앨범을 내기로 하였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레코드 회사에서 녹음을 허락했고, 녹음 날 취직시험이 있던 그는 과감히 녹음을 하기로 결정하고 녹음한 것이 바로 '산울림'의 탄생이었답니다.

 

누구든 인생의 기로에서 선택이 중요합니다...저 역시 취직을 마다하고 다른 길을 걸었으니까요...

그때 그 길을 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겠죠?

산울림의 구어체 문장을 그대로 가사로 사용한 노랫말들은 서정적이면서도 아름답습니다.

 

 

 

6. 다섯손가락 -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

 

수요일에는 빨간 장미를 그녀에게 안겨 주고파

흰옷을 입은 천사와 같이 아름다운 그녀에게 주고 싶네 후~~

슬퍼 보이는 오늘 밤에는 아름다운 꿈을 주고파

깊은 밤에도 잠 못 이루던 내 마음을 그녀에게 주고 싶네

한송이는 어떨까 왠지 외로워 보이겠지

한다발은 어떨까 왠지 무거워 보일꺼야

시린 그대 눈물 씻어주고픈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 음~

슬픈 영화에서처럼 비 내리는 거리에서

무거운 코트 깃을 올려 세우며 비오는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

 

80년대 당시에 꽃집 주인들이 제일 좋아했던 노래죠...

비오는 수요일엔 장미가 동이 났다는...ㅎ ㅎ

한송이를 할까, 한다발을 할까 고민하는 사랑 마음이 예쁩니다...

 

 

해설 : 1985년 이두헌(보컬, 기타), 임형순(보컬), 이우빈(베이스), 최태완(키보드), 박강영(드럼)의 5인조로 결성된 다섯손가락은 어덜트 컨템포러리 성향의 세련된 팝 사운드로 커다란 인기를 얻었습니다. 80년대 대학생 밴드의 전형적인 모범을 제시했다고 할까요...

데뷔 앨범에는 폭발적인 사랑을 얻으며 이들을 스타덤에 올려주었던 감각적인 발라드 '새벽기차'와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 등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다섯손가락의 곡 중 임형순(보컬)이 안 부르고 작곡자인 이두헌이 직접 부른 이 노래가 투박하고 남성스럽다면, 성시경이 부른 노래는 섬세하고 여성스러운 목소리로 색다른 느낌을 줍니다.

같이 추천합니다.

 

 

 

7. 김광석 - 흐린 가을하늘에 편지를 써

 

비가 내리면 음~ 나를 둘러싸는 시간의 숨결이 떨쳐질까

비가 내리면 음~ 내가 간직하는 서글픈 상념이 잊혀질까

난 책을 접어놓으며 창문을 열어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음~ 잊혀져간 꿈들을 다시 만나고파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음~ 잊혀져간 꿈들을 다시 만나고파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바람이 불면 음~ 나를 유혹하는 안일한 만족이 떨쳐질까

바람이 불면 음~ 내가 알고 있는 허위의 길들이 잊혀질까...

 

참 슬픈 가객(歌客)입니다...

인생의 고비 고비에 어울리는 노래들

‘이등병의 편지’, ‘서른 즈음에’, ‘일어나’ ...

그 시절을 지나온 사람들은 압니다...

노래를 읊조리면서 복받쳐 오르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민중가요 혹은 운동가요라 불리는 곡들하고는 다른 무언가가...

김광석이 아련한 이유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김광석의 노래가 한발자국 씩 늦게 히트하는 바람에 즐겨 부르지는 못하고, 후에 즐겨 듣게 되었지요...

군에 입대 할 때는 ‘이등병의 편지’가 아니라 최백호의 ‘입영전야’를 부르고, 서른 즈음에는 들국화의 ‘사노라면’을 즐겨 불렀던 것 같습니다...

 

 

해설 : 김광석은 1964년 1월 22일생입니다. 84년 김민기의 ‘개똥이’ 음반에 참여하여 알게 된 몇몇과 ‘노래를 찾는 사람들’ 1집을 만듭니다.

87년 산울림 김창완의 조언으로 포크록 그룹 동물원 1집을 내놓으며 대중적인 성향의 뮤지션으로 거듭납니다. ‘거리에서’, 흐린 가을에 편지를 써’ 등의 히트곡을 자신의 목소리로 발표하며 유명해진 김광석은 89년에 솔로로 데뷔. ‘사랑했지만’, ‘일어나’ 등의 히트곡을 계속 발표하는데, 96년 의문의 자살을 택해 큰 충격을 안겨주게 됩니다.

사후에도 수많은 추모공연과 음반이 줄을 잇고 있으며 2000년에는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에 ‘이등병의 편지’가 삽입되어 다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8. 럼블피쉬 - 비와 당신

 

이젠 당신이 그립지 않죠 보고 싶은 마음도 없죠

사랑한 것도 잊혀가네요 조용하게

알 수 없는 건 그런 내 맘이 비가 오면 눈물이 나요

아주 오래전 당신 떠나던 그날처럼

이젠 괜찮은데 사랑 따윈 저버렸는데

바보 같은 나 눈물이 날까

아련해지는 빛바랜 추억, 그 얼마나 사무치던지

미운 당신을 아직도 나는 그리워 하네...

 

박중훈과 노 브레인의 거친 창법으로 인기를 모았던 이 곡은 럼블피쉬의 색깔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특히 가슴속의 슬픔을 한껏 절제한 듯한 보컬 최진희의 애절한 목소리는 일품입니다.

 

 

해설 : 럼블피쉬의 리메이크 앨범 ‘Memory For You’에 담긴 ‘비와 당신’은 2006년 영화 ‘라디오스타’의 O.S.T에 담긴 곡입니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 최곤(박중훈 분)에게 88년도 가수왕의 영예를 안긴 곡이기도 합니다.

 

럼블피쉬는 2004년 ‘Swing Attack’이라는 데뷔앨범을 발표합니다. 최진이 (보컬), 박천휘 (드럼), 심호근 (베이스), 이원상 (기타)으로 구성되었습니다.

 

댓글 9개:

  1. trackback from: 가수 김창완 - 행복과 감성을 부르는 가수
    '혹시 좋아하는 가수가 누구신가요?' 라고 물으면 다섯 손가락 안에 꼭 포함되는 가수가 한 분 계신다. 가수 김창완 서정적인 멜로디와 자기 성찰적인 가사들로 가득한 그의 노래들을 듣고 있으면, 가수라는 직업이 과연 무엇일까를 되돌아보게 만든다. 산울림 2집에 수록된 곡들은 대학가요제 출전 이전에 이미 만들어 놓았다는 이야기나, 비틀즈보다 먼저 이와 같은 장르의 음악을 하고 있었다는 이야기는 그의 음악적 깊이를 쉽게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이야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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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노을이가 다 좋아하는 곡이네요.



    잘 보고 갑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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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럼블피쉬의 비와 당신 정말 공감합니다

    너무 좋은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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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좋은 곡들로 소개해주셨네요.



    다섯손가락의 "새벽기차" 도 참 좋은 노래인데, 목록에 넣어 주셨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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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주옥같은 곡들이네요^^

    비가오는날 들어야겠네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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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저녁노을 - 2009/08/01 16:35
    감사합니다...좋은 휴일 보내십시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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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둥둥 - 2009/08/01 16:47
    즐거운 휴일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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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공감 - 2009/08/01 22:00
    옙! 좋은 곡 추천 감사합니다...댓글도 보이니까 다른 분들도 참조하실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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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페레그린 - 2009/08/01 23:09
    감사합니다...비오기전에 들으셔도 좋습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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