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8일 수요일

창업도 생각해보자! 이런 사람도 있다...(4)

B급 상권에서 성공한 비결

 

30ㆍ40대 서민동네 확인후 푸짐하게 퍼주기로 승부

 

서울 은평구 신사동에서 66㎡(20평) 규모 `남포동의 도도한 꼼장어`를 운영하는 박동순 대표(48ㆍ사진)는 월평균 2300만여 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리는 성공한 사업가다.

 

박 대표는 `입지로 망했다 입지로 재기에 성공한`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박 대표는 곰장어 점포를 열기 전 옆 동네인 녹번동에 고깃집을 냈다 장사가 안돼 접은 과거가 있다. 당시 박 대표의 실패 원인은 잘못된 입지 선정에 있었다.

 

박 대표 점포는 인근에 버스정류장이 위치해 있고 4차선 도로를 앞에 두고 있었다. 배후에는 주택가가 자리 잡고 있고 주변에 변변한 식당도 없었다. 표면상 입지는 괜찮은 편이었다. 박 대표는 인근에 거주하는 가족 단위 외식 수요가 많을 것으로 여겨 가게 문을 열었다.

 

하지만 이곳이 지하철역에서 도보로 10분 이상 떨어져 있고 유동인구가 계속 줄어드는 소위 `흘러가는 상권`인 점을 간과한 것이 화근이었다. 자신의 점포 인지도가 아직 높지 않은 데다 주변에 음식점이 없어 인근 주민들이 외식을 하러 아예 불광동 로데오 먹자골목이나 기타 번화가로 나가는 탓에 좀처럼 고객이 유입되지 않았다.

 

전단지를 돌리며 홍보에 힘썼지만 별 효과를 보지 못한 박 대표는 1년도 채 안돼 가게 문을 닫았다.

 

입지 때문에 실패한 박 대표가 재기할 수 있었던 요인은 아이러니하게도 `입지`였다.

 

첫 실패 후 잠시 주부로 돌아갔지만 어려운 집안형편 때문에 마냥 쉴 수 없었던 박 대표는 발품을 팔며 새로운 점포를 모색한 끝에 응암역 2번 출구에서 500m 전후 떨어진 곳에 가게를 냈다. 지하철역에서 도보로 5분여 소요되는 곳이다.

 

인근에서 가장 입지가 좋다고 알려진 곳은 응암역 주변 100m 이내다. 하지만 이곳은 66㎡(20평) 규모 점포를 얻는 데 권리금이 1억원 가까울 정도로 비용 부담이 크고 주변에 각종 주점과 식당이 밀집해 있어 경쟁이 치열했다.

 

이에 박 대표는 역과 조금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았다. 물론 가장 큰 이유는 점포비용 부담 때문이었지만 다른 여러 가지 계산도 깔려 있었다.

 

박 대표는 이곳이 A급 상권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봤다. 우선 지하철역과 다소 거리가 있지만 넓은 의미에서 역세권에 해당할뿐더러 점포 앞에 버스정류장이 있어 유동인구는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또 점포 배후에 다세대주택이 밀집해 있는데 이곳 거주민들의 대다수가 30ㆍ40대인 점을 확인하고 이들을 겨냥한 컨셉트로 가게를 열었다. 응암역 주변에는 20대를 겨냥한 젊은 스타일의 점포는 많이 있어도 30ㆍ40대를 주 고객층으로 한 곳은 많지 않은 데 따른 판단이었다. 인테리어는 편안함이 느껴지도록 꾸몄고 음식도 너무 달거나 짜지 않도록 했다. 인근 골목이 비교적 넓어 손님들이 주차하기 용이하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이 같은 판단이 선 후 박 대표는 과감히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권리금 2000만원에 보증금 2000만원, 월세 150만원을 들여 점포를 구하고 인테리어, 주방집기, 가맹비 등을 포함한 4000만원을 투자해 창업했다.

 

박 대표는 가격 책정에도 신중을 기했다. 그는 고객들이 지하철역 인근 점포들을 지나 이곳까지 오도록 하기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확신했다. 또 인근에 거주하는 30ㆍ40대 연령층이 가격에 민감하다는 점을 감안해 `푸짐하게 퍼준다`는 이미지를 심는 데 노력했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곰장어, 주꾸미, 닭발 등 메뉴는 한 접시(3인분)에 1만5000원 선으로 큰 부담이 없다. 달걀찜과 간단한 식사거리인 잔치국수도 접시당 3000원에 불과하다. 박 대표는 대신 반찬 등은 소량으로 제공해 버리는 음식이 없도록 해 비용을 줄였다.

 

외부에는 간이 테이블을 설치해 손님이 많이 드는 가게라는 인식을 심는 데 노력했다. 그 결과 박 대표 가게는 `곰장어 퍼주는 곳`이라는 입소문을 탔고 매출도 덩달아 크게 늘었다.

 

박 대표는 요즘 월 2300만여 원 매출에 470만~500만원 선의 순이익을 거두고 있다. 그녀는 "만약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역 주변에만 점포 내기를 고집했다면 순이익 규모가 훨씬 낮아졌을 것"이라며 "비록 역세권과는 다소 떨어진 곳이지만 이 지역에 맞는 서비스를 선보인 것이 좋은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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